스노든의 선출을 통해 '감청 반대' 메시지를 국내외에 알리고 싶다는 학생들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인 스노든은 또 자신의 배후에 러시아 정보 당국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가디언과 BBC 등 영국 언론은 스노든이 변호사를 통해 최근 글래스고대 총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재학생 투표로 뽑는 글래스고대 학생총장은 학교 행정을 책임지는 총장(Chancellor)과 함께 학교를 이끄는 최고위직으로 지금껏 정치인, 사회운동가, 배우 등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임기 3년인 이 자리는 대외 공적을 기념하는 명예직 성격도 강해 실제 업무를 전혀 하지 않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
실제 이스라엘의 핵개발 실체를 알린 폭로자 모르데카이 바누누는 고국 이스라엘을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2005년 학생총장에 뽑혔다.
스노든은 영국 당국의 추적도 받는 만큼 선거에 이기더라도 바누누처럼 제3국에 머무르면서 상징적 역할만 맡을 것으로 보인다.
스노든의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한 학생은 "무차별 감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힐 유일무이한 기회를 학생들에게 주고 싶다. 우리 정부에게 감청 반대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싶다"고 가디언에 설명했다.
학생총장 선거는 다음달 17∼18일에 열리고 스노든은 사이클 선수, 소설가, 성직자 등 다른 후보 3명과 경합을 벌이게 된다.
한편 스노든은 21일 미국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러시아 첩보원이었다면) 왜 홍콩에 갔으며, 모스크바에 도착해 공항에 오래 갇혀 있었겠느냐"며 "첩보원이라면 이보다는 잘 대우받는다"고 강조했다.
스노든은 지난해 7월 미국 여권이 말소당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여 발이 묶였다가 러시아로부터 임시망명을 허가받았다.
이 같은 해명은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이 제기한 '러시아 스파이' 의혹을 반박한 것이다.
로저스 정보위원장은 지난 19일 NBC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러시아 정부 등 배후세력이 스노든을 처음부터 도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노든은 "러시아로 망명할 계획이 없었다"며 "러시아에서는 단지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했지만, 미국 정부가 내가 모스크바에 있는 걸 원했는지 여권을 말소시켜버렸다"고 설명했다.
또 그가 홍콩에 망명했을 당시 러시아 영사관에 머물렀다는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의 보도에 관해, 스노든의 법률 자문역을 맡은 벤 위즈너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국장은 "전 세계 언론이 이 이야기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