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동상 발주처인 문화예술부가 제작자들에게 토끼 조형물을 제거하도록 하는 한편 제작자들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먼저 지난 18일(현지시간) 일간지 빌트는 만델라 동상 귀에 토끼 조형물이 삽입된 사실을 보도했다.
신문은 수도 프리토리아의 정부 청사 유니언빌딩 앞 잔디마당에 세워진 만델라의 전신 청동상 중 오른쪽 귀에 두 귀를 쫑긋 세운 토끼 한 마리가 있는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발주에 따라 동상을 제작한 안드레 프린슬루와 루한 얀세 판 푸렌이 일종의 작가 서명으로 그런 작업을 한 것으로 소개했다. 두 제작자가 만델라 동상의 다리 부분에 작가 서명을 새기겠다는 제안을 당국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촉박한 마감 시한 탓에 서둘러 작업을 해야 한 점도 토끼를 동상 귀에 조각해 집어 넣는 생각에 작용했다.
제작자들은 남아공 토착 백인인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인 아프리칸스어로는 토끼의 발음이 영어의 '서두르다'(haste)와 같기 때문이다.
프린슬루는 "(제작에) 시간이 매우 큰 요소로 작용했다. 우리는 (시한에 맞추려고) 때때로 힘겹게 일해야 했다"고 신문에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문화예술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두 제작자가 동상 건립을 위탁한 당국에 아무런 고지 없이 조형물을 만델라 동상에 설치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두 제작자가 문제의 토끼 조형물 탓에 만델라 전 대통령의 명예에 손상이 갔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문화부는 또 마디바(만델라 존칭)의 국내외 위상을 고려해 조각가들이 더욱 적절한 방법으로 서명작업이 이뤄졌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만델라 동상은 작년 12월 16일 유니언빌딩 앞에 세워졌다. 민주화된 남아공의 국부 만델라가 같은 달 5일 95세를 일기로 서거해 10일 만인 15일 고향 쿠누에 묻히고 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