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북지방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11시 32분께 진안군 진안읍 금상리 충혼탑 인근에서 도청 소속 이모(53·기술직4급) 씨가 목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의 부인은 이날 부부싸움을 한 뒤 남편이 연락 두절됐다며 신고했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나무에 목을 맨 채 숨진 이 씨를 발견했다.
현장에 유서는 없었고, 소주 2병만 있었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했다.
경찰은 최근 이 씨가 충북의 한 가동보 설치업체로부터 80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전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충북 업체 대표가 공사 선정 대가로 이 씨에게 수천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관련 정황을 파악했을 때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 수사를 벌이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뇌물사건 특성상 은밀히 수사를 진행해 이 씨에게 소환통보를 한 적도 없고 이 씨의 부하직원만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며 "이번 사건과 이 씨의 죽음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말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9일 충북의 한 가동보 업체를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 업체 대표 K 씨는 지난 해 1월 9일 전북도청 지하주차장에서 이 씨에게 5만 원권으로 8000만 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K 씨의 업체는 지난 2012년 3월 전북도청이 발주한 9억5000만 원 상당의 임실군 후곡천 가동보 설치공사를 수의계약했고, 경찰은 선정 대가로 차후에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가동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이 업체는 임실 후곡천 뿐 아니라 완주, 고창, 임실, 남원 등에서 공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 업체가 남원에서 수주한 가동보 설치 공사와 관련해 업체로부터 2억 원의 받고 공사 수주를 도운 혐의로 송모(52) 씨 등 3명을 구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