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경찰, 시위 현장 물대포 사용 추진

우리나라 시위 진압 과정에 종종 등장하는 물대포 도입을 놓고 영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경찰서장협회(ACPO)는 가두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전역에서 물대포 사용을 승인해 줄 것을 테레사 메이 국무장관에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가디언지가 ACPO 보고서를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영국에서는 북아일랜드에서만 물대포를 사용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에는 금지돼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런던 폭동 사태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영국 전역에 물대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잉글랜드나 웨일즈에서 심각한 수준의 폭동이 증가할 가능성은 적지만, 현재 경찰의 대응 수준으로는 시위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크므로 물대포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물대포가 있으면 멀리서도 통제가 가능하며 물 발사력을 조절해 단계적이고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물대포 6대를 구비한 북아일랜드의 경우를 보면 물대포에는 억지 효과가 있어 배치만 하고 실제 사용을 안 하는 경우도 많다고 경찰은 주장했다.

하지만 물대포를 최고 압력으로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상을 유발하거나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물대포의 존재만으로도 시위대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내무부 대변인은 "정부는 경찰 당국이 거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마련하기를 바란다"며 "정부는 경찰 측에 (물대포 도입과 관련한) 허가 절차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물대포 도입을 제안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오는 29일 관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런던이 물대포를 도입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런던 의회의 경찰·범죄 담당 조안 맥카트니 노동당 대변인은 "물대포를 거리에 배치하려는 (존슨) 시장의 계획은 매우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며 "런던 시민은 지금까지 의견을 밝힐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문제는 공청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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