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극 조난선 구출비용 환수 추진

호주 정부가 남극해에서 조난당했다가 보름여 만에 구출된 러시아 탐사선 아카데믹 쇼칼스키호의 탑승객 구출에 소요된 비용을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호주 국영 A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그렉 헌트 호주 환경부 장관은 "남극해에서 얼음에 갇혔던 아카데믹 쇼칼스키호의 탑승객들을 구출하기 위해 납세자들이 낸 세금 240만 호주달러(약 23억원)가 소요됐다"며 보험사를 통해 이를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헌트 장관은 "아카데믹 쇼칼스키호와 탑승객들을 구출하느라 호주의 남극탐사 프로그램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졌다"며 "이로 인해 소요된 납세자들의 세금을 환수하는 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의무"라고 강조했다.

헌트 장관은 구출 작업에 240만 호주달러가 소요된 구체적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탑승객들을 구출하기 위해 호주 쇄빙선 오로라 오스트랄리스호가 동원됐으며 52명의 탑승객들이 이 쇄빙선을 타고 23일 호바트항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는 특히 조난 당시 아카데믹 쇼칼스키호에 탑승했던 일부 연구진이 탐사선 주변의 빙하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으니 빨리 돌아오라는 선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배에 너무 늦게 귀선해 조난 상황을 초래했다는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쇼칼스키호는 호주 출신 극지 탐험가 더글러스 모슨의 남극 탐사 100주년을 맞아 그의 이동로를 그대로 재현하는 탐사에 나섰다가 지난해 12월 24일 유빙에 부딪혀 조난했다.

탐사선에는 러시아 승무원 22명과 호주인 과학자 및 여행객 52명 등 74명이 타고 있었다.

이후 과학자와 여행객 52명은 중국 쇄빙선 쉐룽호가 보낸 헬기를 이용해 조난 9일 만인 지난 2일 모두 구조된 뒤 오스트랄리스호에 옮겨타고 호바트로 귀항했으며 22명의 승무원이 탄 쇼칼스키호는 풍향이 바뀌어 얼음 덩어리에 틈이 생기면서 지난 8일 자력으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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