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전북 고창의 오리농가에서 4번째 신고가 접수된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 했던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신고가 다시 나흘만에 전남과 충남에서 동시에 접수됐다.
전남 해남군의 씨오리 농가와 충남 부여의 종계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증상이 발견된 것이다. 전남 해남의 오리농장은 영암호, 충남 부여의 종계장은 금강하구 인근으로 모두 가창오리의 주요 서식처다.
특히 이번에는 전북 고창과 부안 일대에 설정된 방역망에서 한참 떨어진 북쪽(부여)과 남쪽(해남)에서 동시에 신고가 들어오면서, AI가 방역망을 뚫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닭 농장에서는 처음으로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나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21일 "향후 닭에서 AI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 닭도 오리와 같은 기준으로 살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 위험지역 안에 있지만 닭에서는 H5N8형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살처분을 면했던 닭 농가까지 살처분 대상에 포함되면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다행히 충남 부여군의 닭 농장에서는 일단 간이진단 키트 상으로는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아직 정밀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남 해남과 충남 부여 두 의심 농장 중 한 곳이라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 조류인플루엔자를 전북 고창과 부안에 묶어놓으려던 정부의 방역대책은 대대적인 변경이 불가피하게 된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이 AI확산 여부를 가르는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로 예정된 두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에서 확진판정이 나올 것인지, 또 추가 의심신고가 더 접수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방역당국은 긴장감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