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공휴일로"…뉴욕 아시아계 정치인 한목소리

미국 뉴욕에서 설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한인사회 등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계인 피터 구 뉴욕 시의원과 폴 밸론 시의원은 24일(현지시간)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플러싱 퀸즈도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뉴욕주와 뉴욕시에서 설의 공휴일 지정과 휴교일 시행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두 시의원이 주최한 회견에는 멜리사 마크-비베리토 뉴욕시의회 의장과 론 김(한국명 김태석) 뉴욕주 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 중국계인 그레이스 멩 연방 하원의원 등도 참석했다.

피터 구 시의원은 "뉴욕시의 아시아인은 100만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3%나 된다"며 "학생과 가족들이 교육이나 문화 중에서 하나를 어렵게 선택하지 않도록 설이 공휴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은 "작년에는 (뉴욕주에서) 동네마다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면서 "올해는 설이 공식적인 휴일이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멩 연방 하원의원은 "어렸을 때 뉴욕에서 자라면서 밤 12시까지 설을 지내다가 다음 날 일찍 학교에 가는 것이 힘들었다"고 회고하면서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시아인이 많은 곳에서는 휴일이 되길 바라며 이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멩 의원은 지난 13일 설을 공립학교의 공휴일로 지정하도록 요청하는 결의안을 연방 하원에 발의했다.

이 결의안은 아시안 인구 수가 일정 비율 이상인 지역의 교육기관이 설에 학교를 쉬게 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다.

뉴욕에서 설을 휴교일로 지정하자는 노력은 2005년 지미 멩 전 뉴욕주 하원의원에 의해 처음 시도됐다.

이후 멩 의원의 뒤를 이어 당선된 엘렌 영 전 의원이 2007년에 또다시 같은 법안을 상정했고, 후임자였던 그레이스 멩 당시 주의회 하원의원도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추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한인사회도 수년 전부터 아시안 학생들이 설에 학교를 가지 않아도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뉴욕시 교육국에 요구하는 한편 설이 공식 휴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설 학교안가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러나 뉴욕주에서는 아시안 문화에 익숙지 않은 업스테이트 출신 의원들이 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지지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뉴저지의 경우 테너플라이 등 한인들이 많은 지역의 공립학교들이 자체적으로 설을 공휴일로 지정해 학생들을 쉬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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