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앞두고 미국 선수단·가족 테러 우려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가족들이 테러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선수 가족들이 이 탓에 이번 올림픽 때는 아예 응원하러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가급적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웠다고 누차 강조했는데도 선수단과 가족들의 테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안전 다짐이 오히려 불안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미국 대표팀에서 테러 위협을 이유로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선수는 없다.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일부 선수의 가족들은 대회 기간 체류 일정을 줄이기로 작정했다.

미국 하키 대표선수 아들을 둔 팀 오시는 "선수단 가족들이 소치에 가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른 것 같다"면서 "선수단 가족들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소치에 가지 않고 미국에 머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동계올림픽 대표팀은 최근 올림픽에 출전하면 테러를 가하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 이들 협박 편지는 모두 장난이거나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러한 장난과 허위 협박도 다음 달 7일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미국 스키 대표팀의 줄리아 맨쿠소는 "소치 올림픽 현장에 도착하면 밖으로 나다니는 것조차 엄청나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미국 연방 의회도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현지에 갈 가능성이 큰 미국인 1만여명에 대한 안전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다만 미국올림픽조직위원회측은 선수단과 그 가족들이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에 앞서 테러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아울러 선수단에 어떠한 안전조치를 취했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위원회측은 성명을 통해 "국무부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과 협력해 소치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미국 선수단과 미국민의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자국 선수단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선수단복을 입지 말라고 권고했다.

국무부의 고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장소 이외에서 (선수단복을 입은 채) 미국 선수단임을 외부에 알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치 동계올림픽 기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미국민을 철수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민을 철수시킬 필요가 있을 경우 러시아 정부와 협력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긴급상황에 대비해 소치 인근 흑해 연안에 2척의 군함을 파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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