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감 바이러스 생체 감염 실험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보다 효과적인 독감백신 개발을 위해 수십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독감 바이러스의 생체 감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자들은 베데스다에 있는 NIH 본부의 격리병동에서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를 코를 통해 주입한 뒤 최소한 9일동안 완전 격리상태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 대가로 1인당 3천달러가 지급된다.

이들에겐 시험관에서 증식시킨 신종플루 바이러스 미세입자 수 백만개를 식염수에 섞은 주사액이 코를 통해 분무된다.

투여량은 가벼운 독감증상이 유발되는 정도로 조절된다.

실험참가자들은 독감 바이러스 항체 수치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최근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 두 그룹으로 나누어진다.

두 그룹이 나타내는 독감증상의 강도, 전염가능 기간, 면역체계의 반응을 비교해 그 분석자료를 보다 효과적인 독감백신 개발에 이용하게 된다고 이 실험을 지휘하고 있는 매슈 메몰리 박사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금까지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에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감 바이러스가 쉽게 확산되는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다.

증상은 콧물에서 미열, 피로감, 충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NIH은 내년까지 약100명의 50세 미만 성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생체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독감에 대한 최선의 방어수단은 매년 백신을 맞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독감백신은 완전하지가 못하다.

특히 독감에 가장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들은 백신의 효과가 가장 떨어진다.

이 실험을 통해 50세 이하 성인들의 면역체계가 독감에 어떻게 대항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그 실마리를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NIH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모든 연령층에 효과가 있는 보다 개선된 백신 개발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독감백신은 독감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특정 항체를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표적항원은 2009년 세계적 유행을 일으켰던 신종플루 바이러스인 H1N1에서 'H'(헤마글루티닌)를 뜻하는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이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것은 항체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증가해야 독감을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완전한 백신을 만들려면 항체가 어느 정도여야 독감을 완전히 막을 수 있고 또 어느 정도면 증상을 심하지 않고 약한 정도로 억제할 수 있느냐를 알아내야 한다.

"헤마글루티닌만을 표적으로 해서는 충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메몰리 박사는 말한다.

그는 실험 참가자 중 일부는 항체 수치가 현저히 낮은데도 독감증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그 무엇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 무엇은 바이러스의 또 다른 표면단백질인 'N'(뉴라미니다제)일 수 있고 또 특정 면역세포인 T세포 아니면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스위치가 열리고 닫히는 유전자들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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