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하면 흔히 기혼 여성들의 가사 노동만을 떠올리곤 하는데 남성들에게도 명절 스트레스와 관련된 말 못할 속 사정이 있다고 한다.
결혼정보회사 가연과 웨딩컨설팅회사 가연웨딩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 96쌍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예비부부 중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남성들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물었다.
'남성들도 명절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7%, '남성들은 명절 스트레스가 없을 것'라고 답한 응답자는 45%로 집계됐다.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의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예비부부 중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명절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물었다.
'남성들도 명절 스트레스를 겪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66%, '남성들은 명절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3%였다.
다음으로 결혼 후 남성들이 겪게 될 명절 스트레스 중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명절 비용 부담'(40%), '부인·처가 눈치 보기'(29%), '장시간 운전 스트레스'(18%), '친척들의 질문 공세'(9%) 등을 들었다.
'비용 부담'과 '눈치 보기'가 '장시간 운전 스트레스'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비용 부담에 대한 말 못할 사정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절 비용 부담'이라고 답한 한 응답자는 "부모님 용돈으로 큰 비용을 드리진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그래도 양가를 동시에 챙기다 보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형제들 간의 미묘한 기류도 있다고 한다.
일부 '명절 비용 부담' 응답자들이 '형제들 간의 용돈 금액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 응답자는 "형님은 결혼 후 안정기에 접어들기도 했고 사업을 하셔서 부모님께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으로 안다. 괜히 이런 부분에 마음이 쓰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잘 모르는 가사 일을 도와야 하거나 아내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나 어른들을 신경 써야 하는 부담감 등으로 '부인·처가 눈치 보기'에 대한 응답률도 높게 나타났다.
"친밀하지 않은 친척들과 가끔 만나는 자리이다 보니 오히려 평소보다 연휴가 더 피곤하다"는 답변도 있었다.
가연의 박미숙 이사는 "일반적으로 기혼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명절 스트레스는 남성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 모두에게 명절이 부담이 되는 부분은 분명 있지만 처음부터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다 보면 더욱 힘든 법이다. 부부가 서로 격려하고 명절이 아니면 갖기 어려운 가족들과의 시간을 통해 명절 부담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