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만 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에 눈뜬 태일(황정민), 그리고 태일의 거칠고 서툰 사랑에 마음을 여는 호정(한혜진).
엔딩 신에서 버스에 덩그러니 홀로 앉아 있던 호정은 버스 안을 흐르는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를 듣던 중 결국 눈물을 터뜨린다. 둘 사이를 가로지르는, 차마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과 정서를 떠올리게 만든 까닭이다.
"내가 갑자기 가슴이 아픈 건 그대 내 생각하고 계신 거죠. 흐리던 하늘이 비라도 내리는 날 지나간 시간 거슬러 차라리 오세요.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건 그대 내 생각 하고 계신 거죠. 함박눈 하얗게 온 세상 덮이는 날 멀지 않은 곳이라면 차라리 오세요. 이렇게 그대가 들리지 않을 말들을 그대가 들었으면 사랑이란 맘이 이렇게 남는 건지.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이 노래는 이문세가 2001년 발매한 13집에 수록된 곡으로 황정민의 추천으로 영화에 쓰이게 됐다.
함께 했던 기억이 사랑보다 더 슬프다고 전하는 노랫말은 이 영화의 내용과 절묘하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촬영 현장에서 준비하거나 세팅을 바꾸는 동안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 이 노래 가사를 듣는 순간 우리 영화와 맞아 떨어지더라"며 "태일을 잊기로 마음을 다잡은 호정이 어느 날 태일과 재회하고, 잊었던 기억이 떠올라 다잡았던 마음이 무너지지 않나. 그녀에게 있어 당시의 기억은 사랑보다 아프고 슬프기에 노래와 딱 어울렸고, 감독님에게 이 노래 꼭 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