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내 팬은 내가 지켜요

“팬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좋은 노래로 보답할게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요즘 아이돌은 멋진 모습은 물론, 간식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한다. 자기 팬은 스스로 지킨다.

아이돌을 보기 위한 팬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음악프로그램 무대에 오르는 아이돌을 응원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아침 일찍부터 길바닥에서 기다리는 것은 예사고 아이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닌다.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하는 등의 물량공세도 이들의 몫이다.

그러자 아이돌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수많은 그룹의 등장과 치열한 경쟁으로 팬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했고 그 중심에 ‘스킨십’이 있다. 최근엔 밥차, 도시락 등 간식으로 팬들의 마음을 달래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최근 대세 걸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는 걸스데이가 팬들과의 스킨십에 가장 활발하다. 1월 초 컴백한 걸스데이는 분식집을 빌려 팬들과 떡볶이를 나눠먹었고, 또 음악프로그램 1위 기념으로 팬 300명을 초대해 점심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눴다.

레인보우블랙은 밤샘녹화에 함께 하며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샌드위치와 우유를 직접 선물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달샤벳 역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곧 스케줄 현장에 찾아와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에게 치킨을 전달했다.


빅스타 필독은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선수권 대회’ 촬영 도중 응원을 와준 팬들에게 김밥을 돌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등 아이돌의 팬 챙기기는 때와 장소 안 가린다.

아이돌의 간식 ‘역조공’은 지난해부터 활발했다. 엑소는 지난 연말 미니 차 카페를 마련해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테이스티는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전달하기도 했다. 2PM은 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등 방법도 다양했다.

걸스데이 소속사 나상천 이사는 “일방적으로 노래하고 말하는 건 한계가 있고 팬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게 먹으면서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며 “반응도 좋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팬들의 편지가 늘었고, 팬카페 가입률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밀착된 스킨십에 대해 SNS가 발달돼서 직접 만난 이들이 사진을 찍거나 후기 등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기 때문에 ‘입소문 효과’가 꽤 크다고 말한다.

‘남친돌’, ‘친근돌’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도 그만큼 팬들과의 교감이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히 무대 위에서 “사랑해요”라고 외치는 것을 넘어 팬사인회, 팬미팅 등을 통해 직접 눈을 맞추고 자연스러운 터치를 하면서 생겨난 수식어들이다.

이젠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직접 챙기는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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