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가 전복 목적" VS 이정희 "민주주의 탈 쓴 독재"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사건 첫 변론에서 맞대결

황교안 법무부 장관(우)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자료사진)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헌법재판관들 앞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을 둘러싸고 한치 물러섬 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두 사람은 28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사건 첫 번째 변론기일에서 청구인과 피청구인 대표로 각각 변론에 나섰다.

정부 대표로 나선 황 장관은 "진보당의 최고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으로서 결국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진보당의 설립목적이 대한민국의 전복에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 근거로 최근 1심 재판중인 RO가 통합진보당의 핵심이며 "반국가활동 전력자들을 대거 기용, 요직에 배치해 정당활동을 통한 반국가활동을 도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장관은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이유는 북한의 지령하에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당 핵심간부들이 NL(민족해방)계열 인물들이고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명백한 반국가적,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황 장관은 "우리 헌법에서는 '정당 설립의 자유'를 규정하면서도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선언하여 헌법상 보호받는 정당에 대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묻고 있다"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 안보 현실을 고려할 때 진보당의 해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피청구인의 대표로 변론에 나선 이정희 대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대표는 변론 첫머리에서 "독재의 첫번째 징표는 집권자가 야당 활동을 방해 금지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정치탄압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정부가 정당해산 심판을 시작한데 대해 "방어적 민주주의는 나치즘처럼 비인도적 범죄까지 서슴지 않는 정치세력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민주세력에 대해 정권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정당해산을 청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외피를 쓴 독재"라고 비판했다.

정부측이 1956년 독일공산당 해산 사건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2차 대전 직후 전세계가 첨예하게 동서로 나뉘었던 50년대 판결을 2014년에 적용하려는 시대착오를 정부가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부당한 특권을 해체하고 노동자, 농민도 주권자로 권한 행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을 뿐 누구에게만 주권을 부여하고 누구에게는 주권을 빼앗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위헌 요소로 지목한 '진보적 민주주의'의 뜻을 설명했다.

또 "자신의 나라를 자기 손으로 지키기 위해 주한민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고 했을 뿐이고 흡수통일을 주장하지 않아 위헌이라고 하지만 흡수통일 주장이야말로 위헌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설을 앞둔 이날 법무부 장관이 직접 변론에 나선 것은 '왜곡된 인식을 국민에게 심으려는 의도'라며 "'나에게 한 문장만 달라. 누구든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나치의 괴벨스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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