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종오리 농장에서 처음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뒤 충남을 거쳐 27일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 28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과 경남 밀양 토종닭 농가까지 의심축 신고가 들어왔다.
28일 현재까지 이들 농장 반경 3km이내 60개 농장 155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앞으로 10개 농장 53만 마리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각 지자체와 방역당국은 AI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지만 28일 "AI가 철새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위 중간 조사결과와 민족 대 명절인 설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만큼 AI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AI 발생지역 농가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북 부안의 김모 씨는 "AI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며칠째 동네 사람들끼리 거의 오가지도 못했다"면서 "오리 출하를 앞둔 대목인데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천안의 종오리 농장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AI 확산 방지가 더 중요해 친지들에게 설날에 오지 말라고 전화했다"면서 "불안해서 잠도 못자고, 밥도 못먹고 매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고 간절한 심정을 전했다.
진천 지역 한 오리 농장주는 "설을 앞두고 자식처럼 키운 오리를 묻는 상황은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한숨을 지었다.
가족 친지들이 한아름 선물을 들고 모여 새해 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설 명절이지만 AI 발생 지역 농가와 지역 주민들은 불안함과 허탈함 속에서 쓸쓸한 설을 보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