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 경쟁률 5.1 대 1…후보자 다수는 '직업 정치인'

영호남은 양자, 수도권은 다자구도 펼쳐질 듯

4개월여 남긴 6·4 지방선거의 17개 광역단체장 대진표가 서서히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현직 시·도지사 7명이 불출마하면서 물갈이 폭이 커진 이번 선거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참여가 과거와는 다른 선거판을 만들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인 호남에서 '민주당 대 안철수'의 양자구도,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3자구도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선거 4개월 앞, 판세는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판세는 대체로 현직 단체장 또는 '현직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들이 우세하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은 각각 이혜훈·정몽준·김황식, 이학재·박상은 등 새누리당 후보군에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이명수·홍문표·정진석 등 새누리당 후보군에 앞선 것으로 나타난다. 새누리당의 경우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김경수·공민배 등 민주당 후보군을,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오중기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각각 압도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은 현직들의 지지도 우위가 '오차범위 안팎'에 그치고, 안철수 신당 등의 변수가 예상됨에 따라 민주당이 고전할 수도 있다. 민주당은 강원·충북에서도 새누리당에, 광주에서는 안철수 신당에 밀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대로 새누리당은 대구와 부산에서 각각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 무소속 오거돈 전 장관이라는 위협적인 도전자를 맞게 됐다.



◈ '안철수 신당'에 의한 3자구도


안철수 신당 측은 "3월에 창당하고 17개 광역단체장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호언한 상태다. 안철수 신당이 파괴력 있는 후보로 선거전에 나선다면 초창기 '자유민주연합'(자민련)처럼 3자구도를 정립할 수 있다. 1995년과 1998년 지방선거 때는 비충청 지역을 포함한 광역단체장 4명을 각각 당선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다만 안철수 신당의 '전열정비'가 아직 호남권에 국한된 양상이어서, 수도권이나 영남권 등 다른 지역으로 얼마나 세력을 뻗치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호남에서 '민주당 대 안철수 신당', 영남에서 '새누리당 대 민주당'의 양자구도가 서있다. 수도권은 안철수 신당의 확장력 유무에 따라 3자구도가 설 여지가 충분하다.



2010년 지방선거 때 3자구도 하에 치러진 유일한 사례는 충남도지사 선거였다. 당시 한나라당(17.79%)과 자유선진당(39.94%) 후보에게 보수표가 나뉘면서 안희정 지사는 42.25%의 득표율만으로도 당선될 수 있었다. 안철수 신당이 충남도지사 후보를 낼 경우 이번에는 새누리당이 득을 볼 수 있다.



◈ '무주공산' 7곳, 대폭 물갈이 예고

이번에는 17곳 중 무려 7곳에서 '무주공산'으로 광역단체장 선거가 치러진다. 허남식 부산시장·박맹우 울산시장(새누리당)과 박준영 전남도지사(민주당)는 3선 임기를 마쳤기 때문에 출마할 수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염홍철 대전시장·김범일 대구시장(새누리당)과 김완주 전북도지사(민주당)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번복이 없는 한, 광역단체장 16명 중 9명이 교체됐던 2002년 지방선거 다음으로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동문들 간의 골육상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도전장을 낸 서규용 전 농림부장관, 윤진식 의원 등 새누리당 후보군은 청주고 동문 사이다.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도전자인 새누리당 소속 이광준 춘천시장은 춘천고,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새누리당 주성영·배영식 전 의원과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경북고 동문 선후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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