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조류인플루엔자)에 명절 대목은 무슨··"

설 대목에도 관련 업종 직격탄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설 명절을 앞두고 AI에 닭집 등 관련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둔 지난 28일 오후에 찾은 대전 서구 괴정동 한민시장은 설 제수용품 등을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나라도 더 팔려는 상인들의 분주함 속에 유독 텅 빈 가게 몇 곳이 눈에 띄었다.

생닭과 오리를 함께 파는 닭집.

한민시장에는 모두 7곳의 닭집이 있지만, 상황은 모두 똑같았다.


한민시장에서 8년째 닭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A 씨는 "왜 이렇게 손님이 없느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가장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 201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AI 여파에 아예 닭과 오리를 찾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먹어도 괜찮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며 "신문과 방송에서 너무 그거(AI)를 너무 심하게 때리니까…"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닭과 오리뿐만 아니라 달걀마저도 판매가 아예 없다는 게 A 씨의 설명.

A 씨는 "닭과 오리는 평소보다 80% 이상 매출이 줄었고 달걀도 마찬가지"라며 "오늘 오전에 내놓은 달걀은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75도 이상에서 5분만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는 AI에 대한 인식과 달리 치킨집과 오리고기 음식점도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보다 동네 영세 치킨집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동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은 올 들어 AI 처음 터질 당시에만 해도 괜찮던 배달전화가 며칠 사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사장 B 씨는 "AI가 위로 올라오면서 점점 배달전화가 줄더니 평소 치킨을 자주 시켜먹던 단골손님들마저 배달을 시키지 않을 정도"라며 "어서 빨리 AI가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오리고기 음식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덕구 송촌동의 한 오리고기 음식점은 점심시간이 막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사장으로 보이는 60대 남성만이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이 남성은 "AI에 심려가 크시겠다"는 말에 "눈으로 보면 모르겠냐"는 날 선 대답으로 심경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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