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찬반 갈등' 아베-고이즈미 '긴자의 맞대결'

도쿄지사 선거 일주일 앞두고 서로 다른 후보 지원연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도쿄의 번화가인 긴자(銀座)에서 '정면대결'을 벌였다.


도쿄도(都) 도지사 선거(9일 투개표)에 출마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보를 지지하는 아베와,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후보를 지지하는 고이즈미는 2일 긴자에서 각각 찬조연설을 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마스조에 후보의 가두연설 장소에 연사로 등장, "경기회복의 흐름을 바꾸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회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건 마스조에 뿐"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뒤이어 고이즈미 전 총리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호소카와 후보의 가두연설회에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가 없었던 것처럼 (원전을) 재가동시키려 하고 있다"며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정책을 비판했다.

작년 가을부터 탈 원전 전도사를 자임하며 아베 정권의 원전 정책에 맞서온 고이즈미가 자신과 같은 '원전 반대론자'인 호소카와 후보를 전폭 지지함에 따라 도쿄 도지사 선거전은 자민당 출신의 전·현직 총리인 고이즈미와 아베의 대리전 구도가 됐다.

2006년 고이즈미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처음 총리가 된 아베는 최근까지 고이즈미를 '정치 스승'으로 부르고, 지난해 9월 고이즈미의 차남인 신지로(進次郞) 중의원 의원을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에 기용하는 등 고이즈미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도쿄 선거전에서 고이즈미가 원전에 반대하는 호소카와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양측은 등을 돌리게 됐다.

선거를 일주일 앞둔 2일까지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실시한 조사에서 마스조에 후보가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유권자의 20∼30%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결과를 속단할 상황은 아니라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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