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복병'…충남 논산 AI 방역초소서 교통사고 4명 다쳐

도로 결빙, 운전자 부주의…방역당국 긴장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 방역초소가 설치돼 운영 중인 가운데 충남 논산의 한 방역초소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4명이 다쳤다.

기습 한파로 뿌려지는 소독약에 따른 도로 결빙과 운전자 부주의 등이 더해지면서 방역당국도 교통사고라는 ‘복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40분쯤 충남 논산시 광석면에 설치된 방역초소 앞에서 버스가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방역초소 앞에는 소독을 위한 방지턱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버스가 소독 방지턱에 속도를 늦춘 승용차를 뒤늦게 발견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초소 인근에는 공무원과 전경대원들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차량 서행을 유도하는 안내판이 있었지만, 버스가 이를 보고 속도를 늦춘 승용차를 뒤늦게 인지하면서 사고가 난 것 같다”며 “큰 사고는 아니었고 초소에도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 도로 곳곳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의 교통사고 위험은 언제든 도사리고 있다.

방역 중임을 알리는 초소 안내판 설치 기준이 따로 없는 데다 방역초소 설치 지점 대부분이 국도에 위치해 시속 80km 구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자 부주의는 AI 방역초소 교통사고를 부르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AI 방역이 시작된 뒤 방역 초소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는 전남 6건, 전북 3건 등 전국적으로 10건이 넘는 상황이다.

24시간 교대근무까지 하며 힘들게 방역 업무에 나서고 있는 공무원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면서 수난을 겪고 있는 셈.

방역당국도 교통사고라는 복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과거 AI와 구제역 방역 당시에도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한창 AI가 기승을 부릴 당시 예산의 한 2차선 도로에서 방역초소를 앞두고 서행하는 차량을 앞지르기하던 승용차가 반대편 차선의 승용차와 충돌하면서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2006년 AI 당시 아산의 한 방역초소 앞에서도 승용차가 방역차량을 추돌하면서 인근 도로에서 방역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던 공무원이 숨지기도 했다.

앞으로 예보된 한파도 방역당국을 긴장케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거의 24시간 쉴 새 없이 도로 위에 뿌려지는 소독약이 얼어붙으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소독약이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고 안전표지판을 설치해도 운전자들이 감속을 하지 않는다면 사고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교대근무에 따른 피로도 문제지만, 교통사고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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