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산층 몰락…고가품 시장만 활황"< INYT>

경기 회복세를 타고 오바마 정부가 소득 불균형 해소를 내세웠으나 미국 소비 시장에서는 중산층 몰락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INYT)가 4일 보도했다.

INYT는 "정치권에서는 소득불균형 심화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실물시장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업종별 실적과 실물경제 지표 연구결과 등을 인용해 지적했다.


워싱턴대학 스티븐 자파리 연구원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B) 베리 시너먼 연구원의 연구결과 소득 상위 5%가 미국내 소비에서 차지한 비중은 2012년 38%로 1995년 28%보다 10% 포인트 상승했다.

경기 하락세가 끝난 2009년 이후 2012년까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비는 상위 5%의 경우 17% 증가한 반면, 하위 95%는 겨우 1% 증가하는데 그쳤다.

나아가 같은 기간 전체 실질소비 증가분의 90%는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비지출에 따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식당, 호텔, 카지노, 가전업계, 의류소매업계 등에서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켄트는 라스베이거스의 윈(Wynn), 베네시안(Venetian) 같은 고급 카지노는 고액 베팅자들이 늘어 호황이지만, 애틀랜틱시티나 뉴욕, 코네티컷의 지역 카지노들에는 소액 베팅자들이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업계에서도 포시즌스나 세인트레지스 등 최고급 호텔의 객실당 수입이 2013년 7.5% 늘었지만 베스트웨스턴 같은 중급 호텔의 객실당 수입은 4.1%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스미스트래블리서치는 분석했다.

가전업체 GE도 상위 25%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 '카페' 라인의 고급 냉장고를 대당 1천700∼3천 달러(184만∼325만원)에 팔고 있다.

의류소매업계에서도 중산층 시장 몰락이 뚜렷해 시어스나 JC페니 같은 중산층 대상 소매업체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파산한 아울렛업체 로만스가 있던 자리에 고급 의류업체 바니스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올리브 가든이나 레드 랍스터 같은 중저가 식당 체인들도 미국 전역에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캐피털 그릴 같은 고급 식당들은 활황을 누리고 있다.

다국적 회계감사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소매시장분석 책임자인 존 맥스웰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보유한 상위 20%의 소비자들은 형편이 상당히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형 점포나 식당을 운영하는 우리 고객들은 최고급 상품을 더 많이 공급해 더 돈 많은 소비자를 유치하려고 애쓰거나, 한 푼이 아쉬운 소비자층을 겨냥해 가격을 최대한 내리는데 집중하는 부류로 양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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