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투자 비자' 프로그램에 중국 부자들 몰려

호주 정부가 부유한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거주 비자 프로그램에 중국인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호주 이민 당국 통계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호주 이민 당국 통계에 따르면 호주 정부가 지난 2012년 11월 500만 호주달러(약 48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최장 4년간 호주에 체류할 수 있는 '중요 투자자 비자'(SIV)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래 비자 신청자 545명 중 91%가 중국 국적자로 나타났다.

신청자 중 비자를 받은 중국인은 65명으로 이들이 호주에 투자한 금액은 3억 2천500만 호주달러(약 3천129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5월 SIV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 역시 30대 중국인 장난감 제조업자와 그 가족들로, 이들은 호주 빅토리아주의 채권에 투자했다.


홍콩의 이민 전문 변호사인 폴 버나도는 자신의 고객 중 90%가 중국인이라면서 호주가 홍콩에 이어 고객들의 두 번째 이민 선호 지역이라고 전했다.

호주도 SIV 프로그램을 시작할 당시 중국인들을 의식해 이 비자의 식별번호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넣어 '188'로 정했으며 이 비자를 받은 뒤 나중에 신청할 수 있는 영구 비자의 식별번호는 '888'로 분류하기도 했다.

법률회사 '베이커 앤드 매켄지'의 시드니 사무소에 근무하는 빌 퍼글 변호사는 SIV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중국인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이라면서 "이들은 호주의 교육 시스템과 튼튼하고 안정적인 경제, 깨끗한 공기와 환경, 믿을 만한 식품 공급, 다문화 사회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에서는 호주 정부가 보트를 타고 호주에 도착하는 가난한 아시아 난민들에 대해서는 강경책을 펴면서 부자 아시안들은 두 팔을 벌려 환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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