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포웰의 팀? 정영삼 "책임감 많이 느껴"

삼성전 포웰과 함께 나란히 14점 활약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정영삼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외국인선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국내 선수들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주느냐가 우리 팀의 관건이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를 이끄는 유도훈 감독의 말이다.

전자랜드의 최근 승리 공식은 간단하다. 주장이자 주득점원인 리카르도 포웰의 득점이 폭발하면 된다. 전자랜드가 최근 승리한 경기에서 포웰은 어김없이 20점 내외의 점수를 쌓았다. 반면, 포웰이 침묵하면 전자랜드는 경기가 답답해진다.

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포웰은 전반까지 5득점에 머물렀다.


그러나 전자랜드에게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전자랜드는 2쿼터까지 47-26으로 여유있게 앞서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유도훈 감독의 바람대로 국내 선수들의 득점이 활발하게 터졌다. 차바위는 전반에만 10점을 올렸고 차바위를 포함해 무려 7명의 국내 선수가 득점을 기록하는 고른 분포도를 보였다.

전자랜드는 초반에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91-58로 승리했다. 시즌 전적 23승19패로 5위 자리를 지키며 4위 부산 KT(23승18패)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

유도훈 감독은 외국인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가 보다 적극적으로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공을 잡자마자 슛이든 패스든 자신이 해야 할 플레이를 빨리 정해야 한다. 자기 장점을 생각해야 하는데 무턱대고 포웰이 어디 있나를 보면 안된다"며 국내 선수의 분발을 촉구했다.

농구계에서는 전자랜드를 "끈끈한 팀"이라고 묘사한다. 포웰이 이날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동료들의 득점이 터졌기 때문에 초반부터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었다.

포웰은 삼성이 점수차를 좁혀오기 시작한 3쿼터에 9점을 몰아넣으며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포웰은 코트에서 외롭지 않았다. 정영삼도 3쿼터에만 7점을 보태 포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포웰은 팀내에서 가장 많은 14점을 올렸다. 정영삼은 18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14점을 보태며 포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영삼은 최근 10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포웰에게 쏠리는 공격을 분산시켜줄 기대주로 정영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정영삼도 잘 알고있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팀'이라고도 불린다. 국내 선수를 대표하는 스코어러로서 정영삼으 느끼는 부담감이 어느 정도인가를 물었다.

정영삼은 "나도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항상 조금 더 많은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부진한 날에는 나를 많이 믿고 기용해주시는 감독님께 죄송하다. 내가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정영삼은 기복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는 "내 득점 추이를 보면 폭이 크다. 그것을 깨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바위와 정재홍도 각각 10점씩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1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1명이 최소 3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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