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충남 서산시 해미면 양림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찾아가는 배움교실' 졸업식에서 김옥진(80) 할머니는 연신 눈시울을 붉히며 소회를 밝혔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김 할머니는 뒤늦게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 2010년부터 배움교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매주 두 차례 한글수업에 참석한 김 할머니는 4년 만에 감격스러운 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최고령인 김 할머니를 포함해 8명의 어르신이 졸업장을 받았다.
모두 머리가 희끗희끗한 70대 이상의 할머니들이다.
한윤숙(46) 강사는 "어르신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석할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며 "원고지에 한 글자 한 글자를 정성스럽게 써넣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마치 한편의 감동적인 드라마 같았다"고 말했다.
서산시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배움교실에서는 이처럼 배움의 기회를 놓친 705명의 어르신이 3년 과정으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그동안 이 과정을 통해 배움의 한을 푼 어르신이 600명을 넘는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한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이 손수 써서 보내온 편지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다"며 "올해는 예비 중학과정을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