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중진들 차출론 족쇄 '속앓이'

좌로 부터 황우여 대표, 정몽준 의원, 남경필 의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선거필승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는 '중진차출론'이 당사자인 중진들에게는 정치적 운신의 폭을 좁히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들은 당의 요구를 쉽사리 받지도 그렇다고 뿌리치지도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중진차출론'은 수도권을 비롯해 선거 열세 지역으로 분류된 곳에 인지도 높은 중진급 의원들이 출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확산됐다.


현재 차출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시장 후보에 7선의 정몽준 의원, 경기지사에 5선이 남경필 의원, 인천시장에 5선의 황우여 대표 등이 있다. 충남지사 후보엔 6선의 이인제 의원, 충북지사 후보엔 3선의 정우택 최고위원도 거론된다.

그런데 이들은 하나 같이 "차출론 언급은 무례하다"거나 "국회직에 충실하겠다"며 한사코 지방선거 출마에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각자 정치적 목표가 다른 곳에 있어서다. 정몽준 의원은 대권에, 남경필 의원은 원내대표에, 황우여 대표는 국회의장에, 이인제 의원은 당권과 대권 모두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5일 "차출론 대상자들이 불출마를 했는데 해당 지역이 지게 될 경우 당 내에서 책임론이 번질 수 밖에 없고, 자신의 정치적 뜻을 이루는 데도 부담이 된다"며 "이들이 고약한 프레임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5월, 당 원내대표·국회의장 선거와 본격적인 지방선거 운동이 겹치는 시기에 후보 차출론이 거론된 지역이 열세를 면치 못한다면, 이들은 자신이 뛰어든 다른 선거에서 뜻을 펼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게다가 유권자들이 정치적 경쟁 관계에 있는 의원들이기 때문에 책임론은 더욱 가열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지방선거의 승리가 우선인데, 이를 마다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는데만 집중하는 모습에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정치 생명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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