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취약성 과거보다 심각"…국제결제銀 경고

신흥국의 금융 취약성이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했다.


신흥국 은행권과 기업의 국제 자금시장 의존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증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의 파장이 시장의 예상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IS는 최근 내부 보고서에서 "신흥국 경제가 세계 채권시장에 깊숙이 통합돼 선진국 채권시장의 흐름에 민감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과거 어느 때보다 글로벌 장기금리가 신흥국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BIS 보고서는 선진국 양적 완화에 편승해 신흥국의 외화 채권 조달이 과도해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런 고리가 끊기면 신흥국 경제는 통화가치 하락과 채권 금리 상승 등 악순환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2008년 이후 무려 9조1천억 달러의 자금이 불과 1% 금리에 국제 자본시장에서 신흥국으로 흘러들어 갔지만 이는 '파우스트의 계약'처럼 벗어나기 어려운 족쇄가 됐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양적 완화 흐름 속에서 2010년 이후 2013년 중반까지 신흥국 은행과 기업들이 조달한 채권 규모만 2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진단은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 확대 조치에 따른 투자자 이탈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끌었다.

신흥국 금융시장은 연준이 양적 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한 뒤 통화가치와 주가, 채권가격이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에 시달리고 있다.

BIS는 이런 상황에서 신흥국에서 외화 채권을 줄여 국내통화 채권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환율 급락세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아무도 해결 방법을 모르는 복잡한 힘이 세계 경제를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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