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 독일 방문서 선거 운동해 눈총

독일을 국빈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베를린에서 터키계 이민자들을 상대로 선거 운동을 벌여 독일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후 이날 저녁 베를린 동부 터키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크로이츠베르크로 향했다.

그는 터키 국기를 흔드는 4천여명의 터키계 시민들이 모인 템포드롬에서 "여러분들이 마침내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에 지지를 호소했다.

터키는 내달 30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으며, 외국에 거주하는 터키인은 올해부터 처음으로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독일에는 터키계 이민자수가 300만~4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터키계 시민들에게 "여러분이 독일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 또한 여러분이 터키 국기를 흔드는 것도 자랑스럽게 여기기를 원한다. 여러분은 위대한 국가의 자녀들"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터키 방송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독일에 사는)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종교와 유럽계 터키인이라는 뿌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총리의 이 같은 정치적인 행보에 독일 언론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포쿠스 온라인은 5일 "에르도안 총리는 독일 방문이 독일과의 우호 관계 증진만이 아니라 선거 운동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일반적이지 않은 국빈 방문"이라고 지적했다.

n-TV는 "터키 총리가 지지자들에게 표를 구하기 위해 독일 국빈 방문을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터키의 EU 가입 노력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회의적인 관점에서 변한 것이 없다"고 사실상 거절했다.

주간지 슈피겔은 에르도안 총리의 독일 방문에 관해 터키 정부의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거론하며 "국내 문제를 희석시키려는 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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