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총리의 '방송검열' 전화녹음 파일 논란

터키 총리가 민영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방송 중인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대화 내용이 녹음된 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에 5일(현지시간) 게재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새로운 녹음 파일'이란 제목의 영상물에는 에르도안 총리와 민영방송사 하베르튜르크의 파티흐 사라치 보도국장 간 전화 통화가 녹음됐다.

이 전화 통화는 에르도안 총리가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 때 하베르튜르크가 민족주의행동당(MHP)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의 발언을 보도한 것에 항의하고 보도를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사라치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모로코에서 TV를 보고 있다"며 "바흐첼리의 발언이 계속 방송되고 자막으로도 나오는데 당장 없애라"고 말했다.


당시 하베르튜르크는 '바흐첼리 대표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압둘라 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방송하고 있었다.

이에 사라치 국장은 "지금 당장 조치하겠습니다"라며 전화를 끊고 다른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총리의 지시라며 바흐첼리 대표의 발언을 다룬 보도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반정부 시위 초기에 에르도안 총리는 강경하게 대응해 시위대의 공분을 샀으며 그가 아프리카 순방을 떠난 사이 귤 대통령은 시위의 중심지인 이스탄불 탁심광장에서 경찰을 철수시키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선 바 있다.

민족주의행동당 유수프 하라초울루 의원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런 통화 내용을 공개하고 태블릿PC를 이용해 녹음 파일을 재생하면서 정부의 언론 검열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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