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홍콩인 인질피살 공식 사과 못해"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2010년 8월 마닐라에서 발생한 홍콩인 인질 피살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할 계획이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아키노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홍콩 정부의 1단계 제재조치와 관련, "공식 사과하면 법적 책임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홍콩이 필리핀 관용여권 소지자의 비자면제 중단조치를 시행한 데 대한 아키노 대통령의 첫 입장 표명으로 자칫 홍콩의 추가 제재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중국 텐안먼광장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사고로 필리핀 의사 1명이 숨지고 그의 가족들도 부상했으나 아무런 배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아키노 대통령은 홍콩인 인질 피살사건의 경우 심신이 박약한 전직 경찰관이 관광버스에 난입, 인질극을 벌인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한편 라울 에르난데스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인 인질사건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이미 유족들에게 배상했지만 추가적인 지원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 대변인은 "홍콩 측이 이런 배상을 받아들이면 가능한 조속한 시일 안에 해당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홍콩 당국이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데 냉정하고도 합리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홍콩 정부와 인질사건 피해자·희생자 유족들은 필리핀 정부에 공식 사과와 유족·부상자들에 대한 배상, 책임자 처벌, 관광객 신변보호 강화 등 적절한 조치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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