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해고 무효 판결, 기쁘면서도 슬픈 판결"

"판결 기쁘지만 숨진 24명은 살릴 수 없어...회사측 교섭에 나와야"

"해고 무효 판결이 살아있는 사람은 살렸지만 그동안 죽은 24명의 쌍용차 가족들은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슬픕니다. 그래도 이제 우리가 조금이나마 마음 편하게 그들의 영전에 술잔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2009년 쌍용차 대량 해고가 무효라는 서울고법의 판결을 이창근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기적적인 일"이라고 표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에 "당황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쏟아지는 축하 전화에 얼떨떨해하던 이 실장은 7일 CBS와의 통화에서 "기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 실장은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려 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번 판결은 다툼의 여지를 두지 않은 명확한 판결이기 때문에 사측이 이를 이행해야 한다"며 "쌍용차는 기본 입장과 태도를 바꿔 교섭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쌍용차 대량해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돌연사한 24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떠올렸다.

이 실장은 "이번 판결이 살아있는 사람은 살렸지만 죽은 24명은 살릴 수 없기 때문에 기쁘면서도 슬픈 판결"이라며 "이제는 조금 마음 편히 술잔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5년만에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정치권의 적극적인 자세도 주문했다.

이 실장은 "쌍용차 국정조사가 대선 공약까지 갔지만 회계 조작 여부에 대한 다툼 때문에 좌초됐었다"며 "이제 판결이 난 이상 국회가 나서서 빠른 시일 내에 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오도록 힘써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쌍용자동차 측은 이날 판결에 대해 "절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재판부의 판단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쌍용차 사태 일지

▲2009.1.9 =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1.22 = 평택.창원 공장 가동 중단

▲2.2 = 평택.창원 공장 가동 재개

▲2.6 = 법원, 쌍용차 회생절차 개시 결정

▲2.9 = 박영택.이유일 법정관리 공동관리인 취임

▲2.12 = 쌍용차 1차 협력업체 대신산업 최종 부도

▲2.15 = 평택 공장 생산라인 일부 휴업

▲3.26 = 쌍용차 협력사 3곳 법정관리 개시

▲3.31 = 쌍용차 소액주주 1천781명, 전 경영진 및 상하이차 상대 손배소

▲4.8 = 쌍용차 '2천646명 구조조정안' 발표

▲4.13 ∼ 14 = 노조 쟁의행위 찬반투표, 84% 찬성으로 파업 가결

▲4.24 = 노조, 부분파업 돌입

▲5.8 = 쌍용차 정리해고 계획안 노동부 신고

▲5.21 = 노조, 총파업 돌입

1차 노사정 협의회

▲5.22 = 쌍용차 법정관리 1차 관계인 집회

노조, 공장점거 파업 시작

▲5.27 = 쌍용차 노조원 뇌출혈로 사망

▲5.31 = 쌍용차 평택공장 직장폐쇄

▲6.5 = 2차 노사정 협의회

▲6.6 = 사측, 정리해고 유보 중재안 노조에 전달

▲6.8 = 쌍용차 사측, 976명 정리해고 단행

노조, 대화불가 선언

▲6.16 = 사측.직원, 파업중단 및 생산재개 촉구 결의대회

▲6.18 = 노사 당사자 파업 후 첫 대화

▲6.19 = 노사 당사자 2차 대화

▲6.26 = 쌍용차 사측 '인력구조조정 최종안' 발표, 노조 거부, 임직원 평택 공장 진입

▲6.30 = 폭력행위 노조원 1명 구속, 경찰 '쌍용차 사태' 특별수사본부 설치

▲7.3 = 법원, 평택공장 강제집행 절차 착수, 계고장 통보

▲7.6 = 법원, 경찰에 평택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발부

▲7.11 = 경찰, 노조 점거 중이던 평택공장 출입문 4개 확보

▲7.17 = 사측, 물.음식물 공장 내 반입금지 조치

▲7.20 = 경찰, 노조원 강제해산 방침 발표 및 공장 내 경찰력 투입

법원, 노조원 퇴거 강제집행 무산

직원 1천500여명 본관.연구동 출근, 도장공장 물.가스공급 중단

노조 간부 아내 이모(34)씨 자살

▲7.21 = 경찰, 최루액 살포

▲7.22 = 경찰, 테이저건 사용

▲7.24 = 노사정 대책회의

검찰.경찰.노동부 공안대책협의회

▲7.25 = 노사 당사자 대화 사측 불참으로 무산

▲7.27 = 노조, 공장 내 평화구역 제안


▲7.29 = 협력업체 모임(협동회) 조건부 파산신청 결정

▲7.30 = 노사대표 당사자 대화 재개

▲8.2 = 사측 '협상 결렬' 선언

▲8.4 = 경찰, 1차 진압작전 개시

▲8.5 = 경찰, 2차 진압작전 개시, 도장2공장 제외한 모든 공장 장악

협동회 법원에 조기 파산 신청

▲8.6 = 노사 대표 '마지막 협상'. 협상 타결

▲8.13 = 완성차 생산 재개

▲12.17 = 법원, 쌍용차 회생계획안 강제인가

▲2010.5.10 = 쌍용차 매각 공고

▲8.12 = 우선협상대상자로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 선정

▲11.23 = 쌍용차-마힌드라 본계약 체결

▲2011.3.9 = 기업회생절차 종료 신청

▲3.14 = 법원, 쌍용차 기업회생절차 종료 결정

▲2012.7.4 = 노사, 임단협 타결…무급휴직자 자녀 학자금·우리사주 지급

▲11.20 = 전 노조지부장 등 3명, 송전탑 고공농성…국정조사 요구

▲2013.1.4 = 사측, "무급휴직자 단계적 복직 추진"

▲1.9 = 평택공장 40대 직원 자살기도, '경제적 어려움' 토로

▲1.10 = 노사, 무급휴직자 455명 3월1일자 전원복직 합의…희망퇴직자 1천904명·정리해고자 159명 제외

▲2014.2.7 = 쌍용차 해고자 153명 해고무효소송 항소심 승소…1심 당사자 중 사망 1명·항소심 포기 5명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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