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용은 '알맹이 빠진'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정책 개발을 지원하는 여의도연구원은 7일 대전대 혜화문화관에서 대전·충남·세종권 지역발전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주민생활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책 제안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겠다는 것.
하지만 세미나의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주민행복 중심, 주민참여 강화'라는 뻔한 내용을 반복하는 정도에 머물렀기 때문.
더 큰 문제는 논의의 중심이 돼야할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주민들은 쏙 빠졌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전시장 예비후보와 출마예정자들은 축사만 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50여 명 안팎의 청중 역시 정당 관계자나 기자들로 채워졌다. 일부에서는 "축사와 인사말씀이 오늘 세미나의 핵심"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주제발표에서 '이제는 중앙주도식이 아닌 주민 참여를 통한 상향식 정책이 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지만, 정작 세미나의 진행과 내용은 여전히 '중앙주도식'이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반응이었다.
타운홀미팅이란 주민들이 공직자나 선거 입후보자들과 만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한 견해를 자유롭게 밝히는 자리를 뜻한다.
하지만 동구 주거환경개선사업 문제를 풀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한 타운홀미팅에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정도의 약속에 머물렀다.
정부 주도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돌연 중단된 지난 2009년 이후 지방선거,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이미 여러 차례 나왔던 말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당시 정권부터 현직 국회의원, 기초단체장까지 '새누리당' 출신임을 상기시키며 여당에 대한 책임론을 거듭 제기하기 바빴다.
6년째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제시를 기대하고 온 일부 주민들은 '정책 빠진' 간담회에 불만을 터뜨렸다. 한 주민은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서 내용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앞에 앉아계신 분들(민주당 관계자)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의 피해라도 줄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치권 주민 참여 행사에 참가했던 한 전문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얼굴 알리기나 치적 홍보용"이라며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당이 주도하는 형식적인 행사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