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의 집권당인 공화당의 데이비드 셰이퍼 상원의장 대행은 한국인 전문직 비자쿼터 확대에 관한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연방의회에 요구하는 주 상ㆍ하원 합동결의안을 곧 발의해 채택하겠다는 뜻을 우리 외교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9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셰이퍼 의장 대행은 애틀랜타의 한인 밀집 지역인 덜루스와 존스크릭을 지역구로 둔 의회 내 실력자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한국을 동해와 서해로 둘러싸인 나라로 기술한 상원 결의안을 발의해 통과를 성사시킨 바 있다.
연방의회에는 한국민을 위한 전문직 비자를 연 1만5000개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해 하원에 제출됐으나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로 별다른 진전 없이 표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텃밭인 조지아주 의회에서 해당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현지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국 업체들의 요구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아차 등 17개 기업으로 구성된 애틀랜타한국기업협의회는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김희범)의 주선으로 지난해 9월 조지아주의 연방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한국인 전문직 비자 확대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민우(산업통상자원부) 경제담당 영사는 "한국 기업, 특히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들이 한국어 구사능력을 갖춘 전문 기술자를 많이 고용하고 싶지만 비자 쿼터가 한정돼 있어 고충이 많다"며 "이는 미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총영사관이 조지아주 의회를 움직인 데는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조지아공대에 많은 한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내 공대 서열 5위인 조지아공대에는 박사과정을 포함해 약 1천명의 한국 학생이 재학 중이지만 미국 영주권이 없는 학생 대부분은 한국 대기업이 입도선매를 하다시피 해 미국 기업들이 인재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총영사관의 당국자는 현대자동차가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는 앨라배마주 정치권을 상대로도 전문직 비자확대의 필요성을 알리며 물밑에서 설득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서는 2005년 현대차, 2009년 기아차가 완성차 공장을 가동한 이후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약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희범 총영사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모든 선진국을 제치고 조지아주의 무시험 운전면허 발급 대상국으로 선정된 것이 말해주듯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현지 일자리 창출은 지역 정치권 설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