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NHK 장악 시도 개탄스러워" < FT>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NHK 장악 시도를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FT는 9일(현지시간) '아베의 국수주의, 걱정스러운 전환'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가 부상하는 중국이 위협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자신의 국수주의 어젠다를 더욱 강력히 추진하면서 일본 민주주의에 우려할만한 영향을 일부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와 특정비밀보호법 등 아베 총리의 잇단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NHK 장악 시도로 강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 12월 NHK 회장에 임명된 모미이 가쓰토(인<米+刃>井勝人)는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처럼 NHK가 중요 문제들에 있어서 정부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시사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걱정스럽게 만들었다.

모미이 회장은 또 나중에 발언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한국과 중국에서 수만명이 군위안부로 끌려갔다는 것을 부정하는 발언으로 우파의 입장을 지지함으로써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아베 총리가 임명한 NHK 경영위원 4명 가운데 1명도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으며 또다른 경영위원은 여성의 '합리적인' 위치는 가정이라는 발언도 했다.

NHK는 9일 치러진 도쿄도 지사선거를 앞두고 원전쟁책이 선거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원전산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억압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신문은 이처럼 아베 정부가 공공 토론의 범위를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어젠다를 위해 상황을 조작하는 것이 대중이 별로 시끄럽지 않고 소극적인 나라에서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집단자위권이나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9조의 개정 문제 등 일본인들이 논의해야할 사안들이 많지만 아베 정권의 불편한 진실은 일본인의 대다수는 전후 평화주의를 강력 지지하며 아베 총리보다 덜 보수적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아베 총리의 계획은 지속적으로 토론을 방해함으로써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리려는 것으로 보이지만 아베 총리가 상대적으로 열린 일본 사회를 공격하는 구실로 중국 위협론을 사용할 경우 비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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