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메달 경쟁이 시작된 지 3일째인 10일(한국시각). 전통의 효자 종목인 빙상 종목의 부진은 계속됐다. 10일은 유력 메달 후보였던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의 이승훈(대한항공)이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이후 첫 메달 획득이 유력했지만 기대는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당초 이날은 쇼트트랙 남자 1500m와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까지 최대 2개의 금메달이 기대됐다. 하지만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우리 선수들은 끝내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채 쓸쓸히 경기를 마쳤다.
먼저 경기가 열린 쇼트트랙은 그야말로 연이은 불운에 고개를 떨궜다. 무난히 예선을 통과한 이한빈(성남시청)과 신다운(서울시청), 박세영(단국대)은 준결승에서 무너졌다. 실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준결승 1조에서 박세영이 조 3위에 머물러 결승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준결승 2조에서 함께 경기하던 이한빈과 신다운이 충돌하며 메달의 꿈이 무너졌다. 나란히 1, 2위로 달리던 가운데 앞서 나가던 신다운이 코너를 돌다 넘어졌고, 뒤따르던 이한빈이 신다운에 걸려 넘어졌다.
이한빈은 상대의 반칙이나 예상치 못한 충돌 때문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 어드밴스 규정이 적용돼 결승 진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결승에 오른 7명 가운데 6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의 꿈이 무산됐다.
모태범은 1, 2차 합계 69초69의 기록으로 미헐 뮐더르와 얀 스메이컨스, 로날드 뮐더르까지 '네덜란드 3인방'의 뒤를 이어 4위로 경기를 마쳤다. 특별한 실수는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69초76)보다 더 나은 기록이었지만 결국 약점이었던 스타트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모태범이었지만 소치에서는 세계적인 빙상 강국 네덜란드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4위라는 성적은 분명 박수를 쳐줘야 마땅한 결과지만 아쉬움은 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