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가 지난 9일 SBS ‘인기가요’에서 ‘짧은 치마’로 데뷔 첫 1위를 차지했다. 데뷔 후 만 1년7개월이 걸렸고 그새 싱글 5장을 발표했다. 시각을 좀 달리하면 섹시 콘셉트로 전향한지 4개월, 2곡 만에 거둔 성과이기도 하다.
AOA는 걸그룹이지만 독특한 콘셉트로 데뷔했다. 밴드명가 FNC엔터테인먼트 소속답게 걸밴드로 기존의 걸그룹과 차별화한 것.
데뷔 싱글에 타이틀곡 ‘엘비스’의 밴드버전을 수록했고, 두 번째 싱글을 발표하면서도 타이틀곡 ‘겟 아웃’(Get Out)에 밴드로서의 역량을 담았다고 했다. 이후엔 5인조 밴드 유닛 AOA블랙을 결성해 ‘모야’를 발표, 걸밴드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신곡 ‘짧은 치마’로 좀 더 화끈해졌다. 제목처럼 짧은 치마를 입고 지퍼를 올려 스타킹밴드를 드러내는 ‘지퍼춤’,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는 ‘원초적 본능춤’ 등을 선보였다. 논란에 안무를 수정했을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AOA는 다양한 활동에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다. 하지만 걸밴드의 섹시 걸그룹 변신과 1위 달성은 결국 걸그룹 성공의 지름길은 섹시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3년째 기대주였고, 지난해 섹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기대해’로 반전을 꾀했다. ‘멜빵춤’을 춘 걸스데이는 단숨에 ‘군통령’으로 등극했다. 이후 ‘여자 대통령’으로 첫 1위를 거머쥐더니 올해 더 섹시해진 ‘썸씽’(Something)으로 최고 반열에 올랐다.
레인보우도 19금 유닛 레인보우블랙으로 가요순위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올랐다.
한 관계자는 “이미 정상급으로 올라선 가수가 아니고서야 섹시가 아니고는 관심을 받기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음악도 좋아야겠지만 단기간에 승부가 판가름 나는 가요계에서 섹시만큼 주목도가 높은 콘셉트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판도를 보면 걸그룹은 물론, 솔로 여가수들까지 ‘섹시 코드’가 없는 팀을 찾아보기 어렵다. 섹시를 기본으로 플러스 알파가 더해질 뿐이다. 1위 경쟁에 앞서 누가 더 섹시한지를 경쟁하는, 그야말로 ‘섹시 대란’이다.
그런 가운데 소녀시대가 19일 신곡 ‘Mr.Mr.’(미스터미스터)를 발표한다. 그간 발표하는 앨범마다 색다른 변신을 해온 소녀시대가 최근 섹시 콘셉트 일변도인 걸그룹 판도에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