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게이클럽 서방 언론 취재경쟁으로 '몸살'

한 업소 사장 "지난 한달 동안에만 200여회 인터뷰"

소치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러시아가 지난해 채택한 반(反)동성애법이 서방의 비판 세례를 받는 가운데 소치에 있는 게이 클럽이 서방 기자들의 취재 경쟁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인터넷 뉴스 통신 뉴스루에 따르면 소치의 게이 클럽들이 러시아 정부의 반동성애법 채택 이후 현지 게이들의 생활을 취재하러 몰려드는 서방 기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지 게이 클럽 '마약'(등대) 사장 안드레이 타니체프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200회 이상의 인터뷰를 해야 했다"며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서방 국가들이 기자들을 보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미국 기자들이 가장 많이 왔으며 영국 BBC 방송은 4차례나 찾아와 취재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로 제정된 반동성애법이 업소 영업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고 있다"며 "법률은 미성년자에 대한 동성애 선전만을 금지하고 있는데 우리는 21세 이하 손님은 출입시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니체프는 지난달 자국 방송에 출연해 소치에는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는 남부 캅카스 지역의 정서 때문에 동성애자가 1명도 없다고 발언한 소치 시장 아나톨리 파호모프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소치에 다른 러시아 지역보다 더 많은 게이들이 살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많은 동성애자들이 휴양도시인 소치로 휴식을 취하러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호모프 시장도 소치에 게이 클럽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자기가 사는 집 근처에도 그런 시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타니체프는 "소치는 러시아 도시들 가운데 가장 관대한 곳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탄압이 없다"면서 "모스크바에 비하면 여기는 (동성애자들에게) 천국"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계(동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법률에 따라 미성년자에게 비전통적 성관념이나 왜곡된 성관념을 형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정보를 유포시키거나 관심을 촉발시키는 정보를 주입하는 등의 활동을 한 개인과 단체는 최소 4천 루블(약 12만원)에서 최대 100만 루블(약 3천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러시아의 반동성애법 채택 이후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 움직임이 일었다.

서방의 일부 정치인과 체육계 인사 등은 항의 표시로 소치 올림픽에 불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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