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새고 난방 안되는 바닥에 쥐구멍도
- 계약서에 없는 일, 밥못먹고 하루종일
-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 항의해봤자
- 여권 걷어가서 돌려주지 않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11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소영 (아프리카 이주노동자 관계자)
◇ 정관용>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란 곳이 있습니다. 여기서 일해 온 아프리카 이주노동자 12명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법정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 곰팡이에 둘러싸인 숙소에는 쥐가 들끓는다, 이런 내용입니다. 여기 이사장이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라 더 논란이죠. 홍 사무총장은 일단 국민한테 송구하다. 불법이 있으면 문책하겠다, 이런 입장을 내놨는데요. 지난 반년 동안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오고 또 현재 통역도 맡아주고 계신 손소영 씨를 연결합니다. 여보세요?
◆ 손소영>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손소영 씨는 이분들하고 어떤 관계세요?
◆ 손소영> 저는 여기 부르키나파소 공연단 분들의 엠마누엘과 아미드의 친구고요. 작년 8월부터 이 얘기를 듣기 시작해서 법적으로 또 어떻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여기저기 노동단체들한테 도움을 구하고 다니고 그래서 이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모두 열두 명입니까?
◆ 손소영> 부르키나파소 공연단 분들은 현재 남아 있는 분들은 열두 명인데요. 아, 여덟 명이고요. 그 전에는 열두 명이 계셨어요.
◇ 정관용> 이분들은 처음에 어떻게 해서 여기로 오시게 된 거죠?
◆ 손소영> 처음에 오게 된 건 박물관장이 직접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로 현지에 오디션을 보러 왔고. 거기서 그 공연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데리고 왔고요.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계약서 내용은 어땠는데 실제는 어땠습니까? 간략히만 좀 간추려 주시면?
◆ 손소영> 계약서 내용에서는 하루 3회만 공연을 하면 되고. 사실 하루 3회 공연이 600달러로 좀 적을 수는 있지만, 박물관 자체로 외부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 외부 공연당 30달러를 제공해서 이 돈을 한 달 받으면 충분히 돌아갈 비행기 값도 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라고 해서 왔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1일 3회 공연에 월 600불이고. 외부 공연 하게 되면 추가로 매 회당 30불씩 더 준다, 이게 계약조건이라 이거죠?
◆ 손소영> 네. 그런데 한국에 처음 오자마자 계약에도 없는 어린이 악기 체험 일을 요구받았고. 그 처음 첫날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린이 악기 체험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연을 하루 3회 하는데, 어린이들이 너무 많이 와서 그 공연을 준비하는 시간도 없고. 밥을 먹을 시간도 없었던 날도 수두룩하다고 하고요. 하루에 어린이들이 많이 오는 경우에는 뭐 10월 같이 그렇게 날씨 좋고 하는 날에는 1000명 이상씩 주별로 1000명, 1200명, 이렇게 왔었고. 그때 외부공연으로 한 팀이 나갔을 경우에는 더 적은 숫자로 1000명의 아이들을 감당해야 하는, 그런 아주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당했습니다.
◇ 정관용> 공연은 시간이 딱 정해져 있지만 어린이 악기 체험은 일일이 어린이들 하나하나 응대를 해야 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랬다, 이 말이군요.
◆ 손소영> 네. 한 번에 20명씩 가르치는데 그게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가르쳐지고 계속 어떤 쉬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외부 공연은 많이 했어요? 하게 되면 30불씩 받기는 받았답니까?
◆ 손소영> 외부 공연은 여름이나 가을 페스티벌이 많은 시기에 밖에서 굉장히 많이 했고. 처음에는 30달러도 아니고 1만 5000원으로 깎아서 줬습니다.
◇ 정관용> 처음에는. 그러다가요?
◆ 손소영> 계속적으로 항의를 했지만 거기에 대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올려달라고 해서 최근에 오른 게 최근 2013년 가을쯤 2만원으로 오른 게 답니다. 모든 계약이 달러로 계약이 되어 있는데, 그걸 일방적으로 한화 환율로 바꾼 것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한화 1달러당 그냥 천원, 이렇게 했나요?
◆ 손소영> 네. 그게 전부 짐바브웨 계약서에도 다 적용이 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리고 뭐 쥐가 들끓는 숙소에 있었다. 맞아요?
◆ 손소영> 네. 이분들이 말씀하신 건데요. ‘우리에게 이런 집을 준 박물관은 분명 우리를 동물로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 바닥에 물이 새고 바닥 난방이 되지 않고, 쥐구멍이 뻥뻥 뚫려 있다. 아프리카로 돌아갈 때 선물로 산 옷에 쥐가 다 파먹어서 온통 구멍이 났다. 쥐가 얼마나 많았으면 옷에 구멍이 이렇게 다 날 정도일까? 무엇보다도 우리가 아무리 항의를 하고 수리를 요청했지만 방법을 찾겠다라는 말만 했지, 실제로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박물관 측은 한 달에 60만원이 아니라 110만원씩 지급했다. 노동시간도 1일 3회, 회당 40분씩이었다. 또 여권을 우리가 갖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거는 네 명이 잠적하는 바람에 그랬지만 바로 돌려주겠다, 이런 식의 입장을 밝혔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만 듣죠.
◆ 손소영> 그 엠마누엘이 말하기를 ‘110만원을 받은 사람은 박물관에 한 명도 없다. 박물관 홍보 팸플릿에는 1일 4회라고 번듯이 찍혀 있다. 우리는 하루에 최대 6회까지 공연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여권을 소유하는 것은 개인이 당연한 권리이고, 우리는 네 명이 도망갔지만 우리는 도망가지 않을 거라고 박물관장에게 계속 말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 우리의 여권을 요구해서 우리는 여권을 줄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그들의 노예가 아니고 우리는 우리의 여권을 소유하고 책임질 권리가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손소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아프리카예술박물관 그 노동자들 분의 말씀을 대신 전해 주신 손소영 씨였는데요.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 보도내용이 여러 가지로 사실과 다르지만, 국민 앞에 송구하다 이렇게 밝혔어요. 지금 사실관계가 우선 분명하게 밝혀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경찰이나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좀 나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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