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창업활성화정책, 관료주의·비효율 우려"

정책 명암 조명…"성공 징후도 있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의 창업·벤처 활성화 정책에 대해 성공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관료주의와 비효율성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1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업가들을 인용해 정책의 명암을 조명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지난 한 해에 창업진흥원(KISED) 등 5개 기관을 통해 우수 창업 기업을 발굴하고 해외 방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3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창업 지원은 초반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몇 가지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커플 메신저 '비트윈'을 만드는 VCNC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에드워드 리(29)는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통해 싱가포르에 두 번 다녀왔다"면서 "정부 지원이 매우 유익했고 중요했다"고 WSJ에 말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도 일부 벤처캐피털리스트들과 벤처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개입이 좋은 의도겠지만 투자의 중복과 비효율을 유발할 수 있고 오히려 벤처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여성을 겨냥한 메모 애플리케이션 '솜노트'를 개발한 위자드웍스의 표철민(28) 대표는 "정부 지원이 도움이 됐다"면서도 "많은 기관들이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창업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비석세스의 글로벌 부문 이사인 네이선 밀라드는 "창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문 지식 부족과 관료주의, 책정된 예산을 그 해에 모두 집행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여러 프로그램들이 성급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밀라드 이사는 지난해 한국의 3개 기관과 창업 기업 해외 프로그램 지원 계약을 했다.

VCNC의 에드워드 리는 "정부의 지원금으로 서버를 개량하고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면서도 정부 정책에 개선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 부족이 문제인 것 같다"면서 "정부가 더 나은 기획력과 노하우를 갖춘다면 장기적으로 벤처 생태계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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