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은 부분적으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국 내 극적인 정치적 성공을 통해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내셔널리스트(국가주의자)인 것은 틀림없다며 과거의 자부심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려는 그의 노력은 패전의 부담이 없는 일본 젊은 세대로부터 특히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9일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격)이 12%의 득표로 전체 4위였지만 20대로부터는 24%의 지지로 당당히 2위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 것도 일본의 이런 분위기와 맥을 같이한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논문을 발표해 제복을 벗은 다모가미는 일본의 전후 교육이 '자학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모국에 긍지와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아베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관련해서도, 지지자들의 경우 단지 우파에 한정된 게 아니며 많은 일본인은 자국의 총리가 한국과 중국이 원하는 바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키야마 노부마사(秋山信將)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는 WSJ에 "일본의 내셔널리스트들은 일본이 '멋진 패자'(good loser)로 대접받는 데 싫증을 내고 있다"며 "우리는 더는 패배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전쟁 때의 야만적인 행위에 충분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는 한국과 중국의 감정적인 반발을 사고 있고 미국도 이웃국가들을 적대시하는 그의 방식에 놀라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워싱턴 정책연구기관인 미국외교협회(CFR)의 쉴러 A. 스미스는 "우리의 문제는 아베가 누구이고 그의 전략적 목표가 무언지를 모른다는 점"이라며 "아베는 그의 위력을 느끼고 있겠지만 나는 그가 전략을 가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정계와 학계, 언론계의 많은 이도 아베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 한숨을 쉬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베의 참배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서툰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떠오르는 중국에 맞서 역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으려는 아베의 계획에도 암운이 드리우게 됐다는 게 신문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