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작곡 '日 베토벤' "3년 전부터 청력회복" 주장

대리 작곡 파문을 일으킨 일본 작곡가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50)가 청각 장애를 겪은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무라고치는 법률 대리인을 시켜 일본 주요 언론사에 보낸 글에서 "3년 전부터 귓전에서 똑똑하게 천천히 말하면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알아들을 수 있을 때가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알아듣지 못할 경우가 있다"며 "귀가 들리지 않고 심각한 이명으로 괴로움을 계속 겪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무라고치는 자신이 청각장애 2급 수첩을 지닌 것은 틀림없으며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아도 좋고 2급이 아니라고 판정되면 수첩을 반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상에 관한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의식한 듯 "내가 피폭 2세인 것은 사실이고 부모님은 피폭자 수첩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무라고치는 도호가쿠엔(桐朋學園)대학 작곡전공 비상근 강사였던 니가키 다카시(新垣隆·44)의 곡을 받아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것은 자신의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은 둘만의 비밀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리 작곡이 "이름을 파는 것으로 보더라도 할 수 없지만 피폭자, 지진 피해자, 장애인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다"며 "믿어준 분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말았다"고 자신의 행위를 반성한 뒤 가까운 기간 내에 공개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글은 '사무라고치의 귀가 안 들린다고 느낀 적이 없었으며 심지어 곡을 듣고 의견을 표명한 적도 있다'는 니가키의 발언에 관한 해명이다.

그러나 청각장애 검사가 당사자의 답변에 크게 의존하는 등 제도적 허점이 있어 청력을 회복했다는 설명으로 파문이 가라앉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히로시마 출신의 피폭자 2세에 청각장애인으로 알려진 사무라고치는 2011년 7월 시판한 '교향곡 제1번 히로시마'로 큰 인기를 누렸고 미국 언론으로부터 현대의 베토벤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나 18년간 니가키를 대리작곡가로 기용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 열도에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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