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통화 평가절하 후폭풍 '몸살'(종합)

중앙은행장 "추가 절하 없다" 민심 수습

카자흐스탄 당국이 자국통화인 텡게화에 대한 큰 폭의 평가절하 탓에 상품 가격이 치솟는 등 파문이 일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카이랏 케림베토프 카자흐 중앙은행장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평가절하조치는 없다"며 민심을 달랬다.


케림베토프 은행장은 "이번 조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행된 것이라 추가 절하는 없을 것이며 상점, 환전소 및 주유소의 가격불안 등은 곧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장 안정화를 위해 국가가 보유한 금과 달러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세릭 아흐메토프 카자흐 총리는 텡게화 절하 조치가 발표된 뒤에 소집한 대책회의에서 "유가를 부당하게 올리는 주유소 및 유류판매업체에 대해서는 영업면허를 취소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흐메토프 총리는 "휘발유 등 석유가공제품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는 있지만, 현재 두 달치의 국내 소비량이 비축된 만큼 당장 가격 인상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11일 카자흐 중앙은행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텡게화 기준환율을 기존 155텡게(약 893원)에서 185텡게(약 1천66원)로 약 20% 전격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환율 인상 이유로 러시아의 루블화 약세 등을 내세웠지만, 시중에서는 바닥난 국가재정 탓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수입품을 중심으로 각종 상품 가격이 일제히 올랐으며 일부는 품귀현상마저 나타났다.

카자흐 최대 도시인 알미티의 아흐메잔 예시모프 시장도 긴급성명을 통해 "식품과 생필품에 대해서 가격제한 조치를 하겠다"며 우선 상점들이 자발적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카자흐 당국은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실질 물가상승률을 6%대로 잡고 물가 안정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그러나 은행과 환전소에서는 중앙은행이 제시한 기준환율보다 약 7% 높은 달러당 200텡게(약 1천152원)에 환율이 형성되고 있어 실질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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