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비서관 교체, 보수 안보라인 입김”

남북 고위급 접촉, 박근혜-김정은 의중 교환하는 의미


- 北, 靑 고위급 직접 겨냥 대화제안
- 청와대가 직접 주도, 부담 올수도
- 대화국면에서 통일부 역할도 중요해
- 靑, 통일전문 천비서관 역할못할 구조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12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정관용> 7년 만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었습니다. 이 접촉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의제가 지금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회담까지는 아닌 것 같다 해서 지금 언론에서 접촉이란 단어를 쓰고 있는데요. 이번 이 접촉 성사의 과정 또 그 의미 어떻게 봐야 할지, 앞으로의 전망까지 잠깐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용현>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방금 제가 소개한 것처럼 의제도 나온 게 없고. 회담 결과도 아직 브리핑이 나온 게 없고 해서. 뭐랄까요, 깜깜이 신세로 지금 전망을 해야 되는데. 우선 지나간 일부터 다시 좀 짚어보면 지난 토요일날 전격적으로 북한이 요청했고 3일 만에 수석대표, 대표 등등이 선정되면서 성사됐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 북한이 전격 제의한 것부터 성사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떻게 읽고 계세요?

◆ 김용현> 역시 북한이 적극적으로 우선 나왔다는 점을 주목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하나는 북측의 입장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 문제나 또는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 사실 6자회담 재개, 이 부분들은 북한의 상당히 중요한 지금 대외과제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이 과제들을 풀어가는 데 있어서 남북관계를 적절히 관리해야 된다는, 또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개선시켜야 된다는 그러한 것이 북한에 가해진 압박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러한 것이 북한을 움직이게 했다, 이렇게 봐야 되는데요. 또 하나는 지금 사실 내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서울에 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용현> 그것은 아마도 북한으로서는 미국을 향해서 또는 국제사회를 향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면서 결국 케리 장관에게 뭔가 북한의 이미지 또는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여주는 그런 측면이 하나 깔려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중국하고는 지금 장성택 문제로 삐걱 삐걱대고 있는 사이인 것이고. 또 미국이나 이런 데와 요새 6자회담하자, 북-미 대화하자. 북한이 계속 요청하지만 대꾸가 없으니까 결국남북관계에서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 김용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딱 찍어서 청와대를 대화 파트너로 요청한 것,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 김용현> 그것은 그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서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그 솔직한 의중을 탐색하고 싶다, 솔직한 의중을 듣고 싶다, 이 부분이 강하게 작용했다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가안보실 1차장과 통일비서관이 참석을 하는 그런 회담이 이루어졌다, 이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어떤 의미입니까?

◆ 김용현> 결국 그 남북한의 최고 당국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상호간의 입장을 아주 직접적으로 이번 접촉을 통해서 입장을 또 확인하고 남북관계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명확하게 또 전달하는 이런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일부에서는 지금 남북 정상회담 이야기가 좀 나오고는 있습니다마는 그 부분도 앞으로 사실 정상회담 저는 필요하다고 보는데. 현재까지 어떤 그런 환경 자체는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아직은 환경이 좀 무르익지 않은 부분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고위급 접촉에 앞으로 한 번에, 이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이것이 정례화 또 몇 번에 걸쳐서 이루어진다면 정상회담으로 가는 어떤 디딤돌 그런 부분들도 한번 생각을 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북한이 딱 찍어서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자. 이렇게 한 전례가 있기는 있습니까?

◆ 김용현> 그런 전례들은 과거에 거의 없습니다. 특히 고위급 회담에 남측 대표는 대체로 통일부장관이 과거에 맡았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용현> 작년까지만 해도 통일부차관이 나가는 것으로 돼 있는데. 아마 북측에서는 청와대의 직접적인 입장을 듣고 싶다. 그래서 대리인보다는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가까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랄지 또는 남북관계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랄지 이런 부분들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싶다. 이런 입장이 강하게 작용했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북한의 그런 속내를 청와대도 아마 읽었을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좋다 청와대가 나가겠다’라고 한 것은 박근혜 정부 차원에서도 정권 핵심의 직접적 의사소통을 바랐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것이겠군요.

◆ 김용현> 그렇습니다. 역시 지금의 국면들, 이명박 정부 임기 5년, 박근혜 정부 임기 1년. 6년 동안 사실 남북관계가 거의 꽉 막혔다. 이렇게 봐야 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실무접촉 수준가지고 사실 남북관계를 풀 수 있다, 이건 좀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고위급 접촉을 통해서 뭔가 통 크게 좀 접근을 하지 않고는 남북관계가 한 발짝도 나가기 어렵다. 이 부분이 남북당국의 이번 고위급 회담에 나서는 그런 계기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북한의 수석대표인 원동현 통일전선 부부장. 이 사람은 뭐 대남 관계에서는 핵심 실세죠? 이사람 어떤 사람인지 소개해 주시면요?

◆ 김용현> 그렇습니다. 원동현 부부장은 남북관계에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거의 등장했던 인물이고요.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도 남북관계의 협상에 중요한 북측의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 우리 김규현 1차장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그 일각에서는 지금 이산상봉이 계획돼 있기 때문에 이산상봉의 다음번 일정 내지는 정례화 이야기, 또 북한이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하는 금강산 관광, 이런 것들이 논의되지 않겠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마는, 제가 보기에 지금 북한에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해서 대화를 하자. 또 고위급으로 하자라고 한 것은 이산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수준을 좀 넘는 의제가 설정될 것 아닌가, 이런 추측도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김용현>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수준만 갖고 이야기하는 그런 단위는 훨씬 넘어서는 그런 고위급 접촉이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은데. 우선은 이번에 아마 오늘 회담에서 큰 성과, 다시 말씀드리면 구체적인 성과, 이런 것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남북의 최고 당국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제1위원장 의중을 서로 교환하고 탐색하는 그런 자리라는 점에서 저는 크게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고 보고요. 실제 오늘 고위급 회담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또 차기 회담을 확정 짓는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남북관계의 어떤 흐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또 한반도의 전반적인, 지금의 어떤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질서 자체가 상당히 지금 뭐 난기류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걷히게 하는 어떤 첫 디딤돌로서의 의미 있는 고위급 회담의 어떤 출발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을 상당히 주목을 해야 될 것 같고 내일 또 케리 장관이 오는 부분까지 고려해서 본다면 이번 고위급 회담의 결과를 우리 정부는 케리 장관에게 아주 상세하게 설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앞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는 부분들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떤 의제, 사전조정이나 이런 것도 없이 오늘 무슨, 한번 만나서 합의가 나온다는 건 이건 기대하는 것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다음에 만날 약속까지라도 해 내는가, 이것이 좀 주목된다고 봐야 것 같고. 이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는 바로 그 과정에서 천해성 비서관, 일주일 만에 바뀌는 일이 있었어요.

◆ 김용현> 네.

◇ 정관용> 지금 청와대의 해명은 그분이 통일부에서 워낙 중요한 사람이라 통일부가 돌려달라고 해서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이러는데, 그걸 믿는 국민은 별로 없는 것 같고.

◆ 김용현> 제도 봐도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 정관용> 김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 인사파동 문제를?

◆ 김용현> 저는 정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마는, 어쨌든 이런 인사의 파행적인 모습들은 결코 박근혜 정부의 안정성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데요. 어쨌든 지금의 국면에서 실질적으로 남북관계를 끌어가는 그런 외교안보라인의 전반적인 보수적인 입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데요. 그런 흐름 속에서 천해성 비서관이 역할을 하기에는 구조 자체가 어려움이 있는 것 같고. 또 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운 부분입니다마는, 어쨌든 지금 천해성 비서관이 통일문제 전문가이기 때문에, 지금의 구조에서는 청와대에서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그런 조건이다, 이렇게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대화 국면이 열리게 되면 사실상 천 비서관 같은 사람이 더 필요해지는 것 아닐 까요? 청와대에서도?

◆ 김용현> 저도 같은 생각이고, 또 통일부의 역할을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보면 통일부가 좀 배제된 듯한 느낌인데요. 결국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이런 회담을 주도하거나 이럴 때 성과가 구체적으로 나오면 좋습니다마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청와대에 직접 바로 그 부담을 안게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통일부의 역할도 앞으로 좀 더 필요할 것 같고요. 여전히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통일부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 정관용> 남북 간의 대화를 또 해 본 경험이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니까, 그런 인적 자원을 잘 좀 활용해서 아무쪼록 좀 새롭게 물꼬를 트기 시작하는 듯한 모습인데. 잘 이어나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용현>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동국대학교 김용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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