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콘돔 법률' 이어 콘돔 TV광고도 논란

최근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TV 콘돔 광고가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필리핀 가톨릭주교회의(CBCP)는 최근 TV방송의 콘돔 광고가 청소년의 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광고 자제를 요청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13일 보도했다.

CBCP는 독실한 가톨릭 신도라면 콘돔 등 어떠한 형태의 피임기구도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교회의 가르침이라며 TV광고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는 피임기구 무료 배포 등을 허용하는 이른바 '콘돔 법률(출산보건법)'이 오랜 논란 끝에 대법원에 의해 시행 자체가 중단된 상황에서 재개된 가톨릭 교계의 '공세'여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멜빈 카스트로 CBCP 가족생활위원회 위원장은 청소년들의 심성을 타락시키는 광고를 황금시간대에 내보내면 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관련 광고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광고업체에 대해서는 도덕적 가치를 증진하는 내용의 광고를 제작해 달라고 주문했다.

소크라테스 빌레가스 CBCP 의장 역시 최근 가족계획에 반대한다는 가톨릭 교계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 콘돔 광고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빌레가스 대주교는 그러면서 정부의 인구억제정책을 둘러싼 충돌이 한층 가열될 수 있는 만큼 찬반 양측의 간극을 좁혀줄 수 있는 조치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거센 논란 속에 무려 13년 만에 상·하 양원을 통과, 작년 말 공포된 출산보건법은 가톨릭 교계와 보수단체의 청원을 수용한 대법원의 제동으로 시행이 무산된 상태다.

관련 법률은 콘돔 등 피임기구 배포와 산모보건, 성교육, 에이즈 예방 등을 실시할 근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아키노 대통령과 일부 여당 의원들은 피임기구 사용이 이미 보편화된 현실을 거론하며 막강한 교세를 자랑하는 가톨릭 교계와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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