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자회사 협력업체 "달아난 두 사람이 대출금 챙겨"

경찰, 신병 확보에 주력…허위 진술 가능성도 주목

KT ENS 협력업체들의 수천억원대 사기대출을 주도하고 홍콩 등으로 달아난 협력업체 대표들이 다른 업체가 회사 운영자금으로 받은 대출금을 대부분 받아 챙겼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N사 대표 전모(48) 씨와 J사 대표 서모(46) 씨가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출석한 M사 대표 조모 씨로부터 “회사 단독으로 혹은 다른 회사와 함께 총 538억원을 대출받아 전 씨와 서 씨에게 넘겼고 수수료로 2억9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협력업체인 D사 전모 대표도 앞서 경찰에 출석해 대출받은 500억원을 전 씨와 서 씨에게 전달했으며 수수료로 받은 돈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사 대표 김모 씨 역시 “모두 2200억원을 대출받아 아직 320억원을 갚지 못했다”면서 “대출받은 돈은 대부분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홍콩으로 달아나거나 국내에 잠적 중인 전 씨와 서 씨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고 통신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조 씨 등 다른 협력업체 대표들이 도주 중인 전 씨 등에게 사기대출의 책임을 미루기 위해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M사가 한 저축은행에서 200억여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M사도 사기 대출에 가담한 혐의가 확인되면 연루 업체는 7개에서 8개로 늘어난다.

한편 경찰은 이들 업체가 은행에서 사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위 매출채권 등을 만들어준 혐의로 구속된 KT ENS 김모(51) 부장을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김 씨는 2008년 5월부터 최근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이들 업체와 짜고 통신장비를 납품받은 것처럼 문서를 꾸며 최소 3000억원을 대출받도록 도와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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