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지역 무인기시장 판촉경쟁 본격화 조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 고조를 노린 선진국들의 무인기(UAV) 판매 경쟁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미국 일간 신문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NYT는 미국, 이스라엘, 호주,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들이 11일 문을 연 싱가포르 국제 에어쇼를 활용해 군수용과 민간용 UAV 성능 홍보와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선진국들의 이런 움직임은 특히 남중국해상 도서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마찰이 계속되고 해적 행위와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는 동남아권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비역 장교로 현재 이스라엘 국영 군수업체인 IMI 사의 마케팅 홍보 담당자인 댄 제비는 "중국과의 도서 영유권 분쟁, 해적 사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준동 등 골치 아픈 문제가 모두 아태 지역에서 벌어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종래의 문제와 성격이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능력"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에어쇼에서 IMI는 UAV를 출품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 항공산업(IAI)과 엘비트 시스템(ES) 등 다른 두 개의 이스라엘 방산업체는 UAV를 선보였다.

군수업체 관계자들은 UAV는 분쟁 도서 주위에 대한 해군 함정들의 움직임과 지상 및 해상 경계선 관측에 사용될 수 있으며, 유전과 천연가스 지대 및 파이프라인 같은 중요한 천연자원이나 인프라에 대한 경계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UAV는 또 산불 탐지와 자연재해 대처 등 민간 업무에도 사용할 수 있다.

UAV의 대명사 격인 MQ-1 프레데터(Predator) 제작사인 제너널 아토믹스 소속 더글러스 도손도 같은 의견이다.

남중국해상의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를 둘러싼 분쟁, 해적 사건, 대테러 작전, 불법적인 벌채와 어족 자원 포획 등을 고려할 때 UAV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도손은 이어 이번 에어쇼를 통해 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권의 군사 대표단들과 여러 차례 면담을 했다면서, "이는 곧 이 지역에 수요가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또 조만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국영업체 및 민간업체 관계자들과도 면담이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에어쇼에 173개 업체를 참가시킨 미국은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UAV를 출품해 기선 제압에 나섰다.

중국도 이번 에어쇼에 자체 제작한 UAV인 잉룽((翼龍, Wing Loong) 모형을 선보이고 판매전에 가세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에어쇼에서는 6일간의 행사 기간 모두 32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행사 조직위원회 측이 밝혔다.

지난해 말 한국 공군이 보유한 KF-16 전투기 134대의 개량작업을 맡은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스의 브라이언 크라우스 항공사업개발부장은 "한국, 인도네시아 및 싱가포르처럼 F-16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도 기존 항공기에 대한 성능개량 작업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가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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