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더는 태극기를 가슴에 단 '안현수'가 아닌 러시아 국기 '플라그 로시'를 가슴에 달고 링크에 나서는 '빅토르 안'이 되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8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속된 무릎 부상과 쇼트트랙 대표팀 내 파벌 싸움에 밀려 지난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재기에 성공한 안현수는 유럽 무대 최강에 오른 데 이어 세계무대에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확인했다.
안현수가 금메달을 따고 '플라그 로시'를 들어 올리고 링크를 누비는 모습을 지켜본 한국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반대로 러시아 팬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공식 축전을 보냈을 정도로 러시아의 기쁨은 컸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이 앞으로 또다시 벌어질 위기다. 제2, 제3의 안현수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안현수의 메달 획득으로 향후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 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미 안현수의 뒤를 이어 러시아로 국적을 옮겨 운동하려는 선수들이 여러 명 있다고 털어놨다.
안 씨는 안현수의 뒤를 이어 러시아에서 운동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더 없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런 부모님들이 몇 분 있다"면서 "누구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 이야기하셨던 분들이 있다. 내가 보내려고 러시아에 이야기했지만 성사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미 안현수의 뒤를 이어 러시아로 국적을 바꾸려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시작됐다. 러시아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쇼트트랙 강국 한국의 유망주들을 불러들이려는 움직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