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포르투갈 500년전 추방 유대인 후손에 시민권

스페인에 이어 포르투갈도 500여 년 전 추방한 유대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아돌포 메스퀴타 누니스 포르투갈 관광부 장관은 "추방당한 유대인 후손들에게 스페인과 유사한 시민권 부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르투갈 의회가 작년 관련 법안을 처리해서 조만간 유대인들이 포르투갈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인 정부도 종교 박해를 피해 500년 전 외국으로 이주한 유대인 후손들에게 시민권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15세기 종교재판을 피해 스페인에서 떠난 '세파르디 유대인' 후손은 그동안 스페인에서 2년 동안 거주하고 이전 국적을 포기할 때에만 스페인 시민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국적 포기 등의 조건 없이 자신이 세파르디 유대인이란 것만 증명하면 시민권을 주기로 했다.

관련 법안은 집권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스페인 의회에서 별 어려움 없이 통과할 전망이다.

역사학자들의 추정을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15세기까지 적어도 20만 명의 유대인들이 살았으나 가톨릭 신자였던 이사벨 1세 여왕이 1492년 개종을 거부하는 유대인과 이슬람인을 추방하면서 상당수의 유대인이 외국으로 이주했다.

당시 많은 세파르디 유대인이 스페인의 이웃나라인 포르투갈로 건너갔으나 포르투갈 역시 종교재판을 열어 박해하자 다시 다른 나라로 떠났다.

현재 약 3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세파르디 유대인은 이스라엘을 비롯해 터키, 미국, 라틴 아메리카 국가 등에 흩어져 살고 있다.

스페인 정부 등은 과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부유한 유대인의 투자를 끌어들이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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