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 크리스티는 큰 기대와 함께 소치에 입성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 공식 목표였다.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은커녕 연이은 실격으로 자국 팬들에 실망감만 잔뜩 안겼다.
크리스티의 좌충우돌 첫 실격은 500m 결승이다. 무난하게 결승까지 진출한 크리스티는 무리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다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선두로 달리던 박승희가 넘어졌다. 운 좋게 살아남은 크리스티는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들은 충돌 과정에서 크리스티의 실격을 지적했다. 결국 박승희는 유력했던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틀 뒤 열린 1500m에서도 크리스티는 실격을 당했다. 크리스티의 대회 두 번째 실격은 예선 경기 도중 나왔다. 이번에도 경기를 마치고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이 최종 결정됐다.
크리스티는 앞서 500m에서 악연을 맺은 폰타나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경주가 끝난 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을 거쳐 크리스티의 소치 동계올림픽 두 번째 실격을 지적했다. 크리스티가 결승선 통과를 앞두고 폰타나를 제치기 위해 과도하게 안쪽으로 파고들다 결승선을 통과하기에 앞서 코스를 이탈한 것이 지적됐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무려 두 번이나 실격되며 '유럽 챔피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크리스티는 세 번째 종목인 1000m에서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폰타나는 물론, 박승희와 심석희, 김아랑까지 한국 선수들과의 메달 경쟁이 불가피하다.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 경기는 18일 밤 시작하고, 결승은 22일 새벽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