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출신 양성호(24·4학년) 미얀마어학과 학회장은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에서 행사 시작과 동시에 천장이 무너져내리자 탈출했다가 후배를 구하러 다시 들어간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날 미얀마어학과는 신입생 25명과 재학생 등 35명이 OT에 참석했는데 양 학회장을 포함해 신입생 2명 등 모두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양 학회장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인터넷 기사에는 댓글이 삽시간에 4천개가 넘게 달릴 정도로 네티즌의 반응이 뜨거웠다.
아이디 'pink****'는 "나였다면 과연 다시 뛰어들어갈 수 있었을까.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 살아나왔더라면 좋았을 걸 안타깝다"고 적었다.
아이디 'eksa****'는 "피는 못 속이는구나. 좋은 부모 밑에서 훌륭한 자식이 태어났건만 어찌 하늘도 참 무심하시지"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양 학회장의 어머니 하계순(52)씨는 부산 남부 용당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14년간 남부소방서 관내의 각종 재난현장을 지킨 공을 인정받아 지난 연말에는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슴이 시키는대로 행동한 당신! 부디 편히 쉬시길", "진짜 학생회장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는 모습 감동입니다", "소름 돋는다. 슬프구나. 가엾은 청년" 등의 댓글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다.
대부분 양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댓글이었지만 일부 악성 댓글이 고인의 죽음을 폄훼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오후 들어 양 학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침례병원 장례식장에는 선·후배 등이 찾아와 양 학회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며 눈물바다가 됐다.
특히 미얀마어학과 학생들은 전날 발생한 9명의 사망자 중 가장 많은 3명이 희생자가 나와 더욱 침통한 분위기였다.
빈소를 방문한 최재현 미얀마어학과 교수는 "성호는 정이 많아 후배를 많이 챙겼고 따르는 후배도 많았다"며 "남은 1년간 열심히 공부해서 전공을 살려 미얀마와 한국을 오가며 일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