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탄 저장소, 준공 5개월 만에 붕괴

전남 여수산단 초대형 석탄 저장소가 준공한 지 5개월 만에 붕괴돼 부실 시공 의혹이 일고 있다.

19일 낮 12시 15분쯤 여수 여수산단로 낙포동 금호티엔엘 석탄 저장소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높이 60m, 직경 55m 상당의 돔형 석탄 저장소가 붕괴돼 7만 2천톤 상당의 유연탄이 쏟아져 내렸다. 또 석탄 이송용 컨베이어벨트 백여 미터와 저장소 위에 있던 석탄 이송탑, 인근 1, 3호기 저장소 일부도 피해를 입었다.

다만 점심식사 시간으로 직원들이 주변에 남아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민 김영길 씨는 "바다 건너 묘도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우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원인 조사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부실 시공에 따른 붕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붕괴된 저장소는 화력발전소 공급용으로 적재하는 유연탄을 야외에 노출함에 따라 발생하는 환경 오염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호티엔엘이 지난해 9월 13일 완공한 것이다.

이번에 붕괴된 것은 전체 3기 중 가운데 위치한 2호기다. 미국 돔테크놀로지 사의 기술로 제작한 돔과 원통의 결합형태로 두께 40㎝의 철근 콘크리트로 제작됐다.

바다 매립지이지만 하부에 파일을 촘촘히 박은 만큼 지반 붕괴보다는 유연탄의 하중을 못이긴 외벽 붕괴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 측 관계자는 "벽면이 무너지면서 붕괴가 된 것으로 추정되며 폭발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금호 측은 붕괴 저장소는 물론 남은 1, 3호기에 대한 종합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철거나 보수 등 향후 계획을 잡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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