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홀로 건넌 시리아 '4살 난민' 사연은 과장

난민 행렬과 동행…CNN 앵커 트윗이 오해 불러

시리아의 4살짜리 남자 아이가 사막을 홀로 건너다 요르단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 직원들에게 구조됐다는 사연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인터넷판에서 지난 17일 시리아 난민 마르완이 피란길에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막을 건너다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UNHCR 요르단지부 앤드류 하퍼대표의 트위터를 인용해 전했다.

하퍼 대표는 트위터에 "가족과 잠시 떨어진 4살 된 마르완이 UNHCR 직원의 도움으로 국경을 건넜다"는 글과 함께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든 마르완과 UNHCR 직원이 이야기를 나눈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CNN의 할라 고라니 앵커는 이 사진을 트위터로 전하면서 "4살 마르완이 가족과 떨어진 뒤 혼자 사막을 혼자 건너는 것을 유엔 직원이 발견했다"라는 설명을 달았다. 이 트윗은 수천 번 리트윗됐고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이 사연을 앞다퉈 전했다.

일부 한국 언론들도 외신과 하퍼 대표의 트위터 등을 인용해 마르완의 사연을 기사화했다.

그러나 마르완은 혼자 사막을 건넌 것이 아니라 요르단 국경을 넘은 난민 행렬 수백명 가운데 뒤쪽에서 걷고 있던 사진이 공개돼 이 사연을 다룬 기사들은 오보로 판명됐다.

UNHCR의 사진사 자레드 콜러는 자신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jjkohler.photo)에서 당시 장면을 멀리서 넓은 각도로 찍은 사진 일부를 확대해 마르완이 일행과 함께 걷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퍼 대표도 이 사연이 인터넷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요르단 국경을 넘은 마르완은 곧 안전하게 어머니와 재회했다고 트위터에 공지하고 마르완은 난민 행렬 속에서 잠시 가족과 떨어졌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런 오보 소동은 속보 경쟁과 시리아의 언론 통제로 시리아 관련 기사를 소셜미디어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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