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 정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밝은 표정으로 하나둘 취재진과 인터뷰도 밝은 표정으로 응했다. 공상정(18, 유봉여고)도 훈련을 마치고 믹스트존으로 들어섰다.
다만 이한빈(성남시청), 김아랑(전주제일고) 등이 인터뷰를 하고 있어 공상정은 그 사이로 살그머니 라커룸으로 빠져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팔을 붙들면서 공상정은 겨우 인터뷰에 응했다.
한국에서 공상정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귀여운 외모인 데다 대만에서 귀화한 독특한 이력이 화제다. 대만 국적의 화교 3세로 한국에서 나고 자란 공상정은 쇼트트랙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월등한 성적에도 국적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다 2011년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앳된 외모로 인기가 대단하다. 네티즌들은 애교섞인 공상정의 과거 사진을 공유하며 '빙상돌'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일단 공상정은 "부끄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정작 쇼트트랙 경기보다 외모로 화제가 되고 있는 게 부끄럽다"는 것이다. 사실 공상정은 전날 계주 결승에는 나서지 않았다. 조해리(고양시청), 박승희(화성시청), 김아랑, 그리고 심석희(세화여고) 등 4명이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지난 10일 준결승에서 대표팀이 1위로 결승에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속이 좋지 않았던 김아랑을 대신해 든든하게 레이스를 펼친 만큼 공로도 적지 않았다. 시상대에 오를 자격은 충분했다.
사실 준결승 출전 명단에 김아랑 대신 오른 데 대해 본인도 이유를 몰랐다. 최광복 대표팀 감독은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공상정도 "나도 잘 이유를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러나 김아랑의 컨디션이 문제였고 공상정은 그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공상정은 이번 대회보다 4년 뒤 평창에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스타트가 좋고 순간 가속도 빨라 한국 선수들이 취약한 단거리 종목에서 중국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 과연 공상정이 차기 올림픽 개최지 평창에서는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